제주4·3 '초토화 작전' 학살 희생자 유해 추정 3구 발굴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우구리 동산'서…도, 추도제 진행

제주4·3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 재개 3년 만에 제주4·3 당시 '초토화 작전'으로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3구가 발굴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31일 제주4·3 당시 초토화 작전으로 희생자가 발생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명 '우구리 동산'에서 4·3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3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제주4·3평화재단은 이번에 발굴된 유해 3구 중 당시 초토화 작전으로 몰살당한 일가족(7명)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초토화 작전은 1948년 10월 17일 제주도경비사령부가 '해안선으로부터 5㎞ 이외의 지점 및 산악지대의 무허가 통행금지를 지정해 통행금지를 위반할 경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폭도로 인정해 총살한다'고 포고한 뒤 진행된 작전을 말한다. 제주4·3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초토화 작전 진행으로 제주 산간 마을의 많은 주민은 포고령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거나 마을을 떠날 수 없는 이유 등으로 해안으로 미처 내려오지 못해 학살당했다고 보고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오후 3시 유해 발굴 현장에서 현장 보고회를 열어 경과보고와 추도제를 진행한다.

추도제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제례를 봉행하고 현장 발굴 조사를 담당했던 박근태 일영문화유산연구원 원장이 발굴 현황을 설명한다. 또 이승덕 서울대 법의학 교수의 유전자 감식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좌남수 도의회 의장이 추도사를 하며, 추도사 이후 최초 발굴지점을 제보한 가시리 주민 강군섭씨의 증언이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 4·3 희생자 유해 발굴 예산으로 8억7천만원(전액 국비)으로 유해 발굴 기초조사와 유전자 감식, 유가족 채혈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 4·3 희생자가 암매장된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 7곳을 선정하고 가장 먼저 이번 발굴지인 가시리 일대에 대해 지난 22일부터 유해 발굴에 착수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이번에 발굴된 유해와 더불어 앞으로 발굴 유해에 대해 시료를 채취한 후 유전자 감식을 통해 희생자의 이름을 찾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료를 채취한 유해는 제주4·3평화공원 봉안관에 안치되며 가족으로 확인되면 요청에 따라 발굴 유해를 가족에게 인계한다.

유전자 감식은 서울대 법의학연구실이 맡는다.

도와 4·3평화재단은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유해 발굴 사업을 진행했지만 2011년부터 정부 지원이 끊겨 중단됐다.

이후 2018년 유해 발굴 사업이 재개됐다.

현재까지 총 405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며 이 중 133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272구는 아직 신원확인을 못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