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보다 내 브랜드로 팔겠다"…'대기업 꼬리표 떼기' 나선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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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젠·파세코·원봉 등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으로 시작한 생활가전기업들이 자체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며 대기업 등 타 브랜드 ‘꼬리표 떼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비데·정수기 자체상표 확대
비데전문기업 아이젠은 2일부터 자체 브랜드 제품인 ‘아이젠 관장비데’의 홈쇼핑 판매를 시작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 비데다.2003년 설립된 아이젠은 제품을 개발·생산한 뒤 대기업 로고를 달아 판매하는 ODM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다 3년 전 자체 브랜드를 출시한 이후 ODM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다. 2019년 79.1%였던 아이젠 전체 매출 내 ODM 비중은 지난해 74.5%로 감소했다. 아이젠 관계자는 “수년 내 ODM 비중을 4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전기난로·창문형 에어컨 등을 만드는 파세코도 최근 5년 새 자체 브랜드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2015년 45%였던 비중이 지난해 68%까지 확대됐다. 198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삼성전자·한샘 등에 납품하며 OEM·ODM 기반으로 성장했다. 최근 납작하게 접어 보관할 수 있는 ‘폴더블 서큘레이터’를 내놓는 등 독자 상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정수기 ODM 시장의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원봉은 최근 해외 시장 위주로 자체 브랜드 ‘루헨스’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전체 매출 중 루헨스 비중은 지난해 절반에 이른다. 원봉 관계자는 “현재 전체 매출의 80% 수준인 ODM 비중을 지속적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생활가전기업들이 자체 브랜드 키우기에 나선 것은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다. 한 ODM 기업 관계자는 “ODM·OEM 방식은 기존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위험성이 있는 데다 자체 브랜드로 판매했을 때보다 마진율이 최대 30%가량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