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독일 등 AZ백신 접종제한 주시…당장 따라할 계획은 없어"

독일 일부 지역, '뇌정맥동혈전증' 잇따르자 특정 연령대 접종 중단
최근 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이상반응 사례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나섰다.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31일 백브리핑에서 일부 국가에서 특정 연령대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 것과 관련해 "해외 사례와 세부 상황을 계속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현재는 독일의 1개 주(州), 우리로 치면 시도에 해당하는 지역 단위에서 '뇌정맥동혈전증'(CVST) 사례 보고가 2건 있어서 해당 지역에서 접종이 또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독일의 관련된 기관에서 특정 연령에 있어 접종 중단을 권고한 것까지가 현재 파악된 상황으로, 독일 전반적으로 (접종 제한을) 확대할지는 4월 1일 회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30일(현지시간) 16개 주 보건장관과 긴급회의를 마친 후 낸 성명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만 60세를 넘은 사람에게만 접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CVST 의심 이상반응 사례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독일 내에서 보고된 CVST 의심 사례는 31명으로, 이 중 9명은 사망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이상반응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자 캐나다의 전문가 자문기관인 국립접종자문위원회(NACI)도 55세 이하 성인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일시 중단을 권고했고, 보건부는 이를 받아들였다.이에 앞서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관 내에서 피가 굳는 '혈전' 발생 보고가 잇따르자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가 유럽의약품청(EMA)이 백신과 혈전 위험 증가 간에 관련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접종을 재개한 바 있다.
이처럼 혈전 발생과 관련해 한 차례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정부는 관련 정보를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CVST로 진단받은 사례는 20대 코로나19 대응요원 1명이다.박 팀장은 "독일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약 270만건, 영국에서는 1천만건 조금 넘게 접종했는데 EMA가 지난주 파악했을 때는 CVST가 접종 100만건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EMA의 앞선 평가 내용을 언급하면서 "일반 인구 집단과 비교해 발생률이 낮은 상황은 아니어서 지속해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게 EMA의 평가"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해 추가 연령 제한이 잇따를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지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된 연령 제한 등은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보편적 상황이 되는지, 일부 국가에서 지엽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인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팀장은 "연령 제한이나 대상 제한, 남녀 제한 등 (상황을) 계속 관찰하면서 만약 세계보건기구(WHO)와 EMA 등의 공식 견해 발표가 있으면 전문가들과 추후 논의가 필요할 상황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그는 정부의 향후 방침과 관련해 "독일을 따라서 우리나라가 (접종 제한 등을) 하는 식의 의사결정은 아직은 하고 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