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등교"…아동복, 명품보다 잘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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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막이·면 티셔츠·신발…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패션 불황 속에서도 잘 팔린 상품은 명품이었다. ‘명품 불패’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최근 아동복이 명품을 능가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초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해 3월 들어선 매출 증가율이 해외 명품을 넘어섰다. 새 학기 오랜만에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새 옷을 장만해주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뉴발란스 등 주요 브랜드 완판
백화점 3월 매출 증가율 두 배
새학기 맞아 학부모 지갑 열어
아동복 시장 성장궤도 복귀 기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춤했던 아동복 시장이 올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명품뿐 아니라 여성복, 남성복, 아웃도어, 스포츠 등 패션 전체 영역을 통틀어 아동복 부문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며 “오랜만에 아이를 등교시키는 부모들이 여러 벌의 옷과 신발, 가방 등을 사는 데 지갑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불티나게 팔리는 아동복
31일 주요 백화점에 따르면 3월 아동복 매출 증가율은 116~133%에 달했다. ‘불황을 모르는’ 해외 명품의 매출 증가율(85~103%)보다 높은 수준이다.롯데백화점에선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아동복 매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2%였지만 2월 85%, 3월에 133%로 껑충 뛰었다. 현대백화점에선 1월 1.9%에서 3월 127%로, 신세계백화점에선 1월 -3.8%에서 3월 116.4%로 급증했다.명품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의 3월 아동복 매출 증가율(133%)은 명품(103%)보다 높았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아동복 매출 증가율(127%)도 해외 명품(85.4%)보다 컸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동복업체 관계자는 “새 학기를 맞아 간절기에 입기 좋은 바람막이 재킷, 면 소재의 티셔츠, 가방과 신발 등을 구입한 부모가 많았다”고 했다.
새 학기 가방·신발 수요도 급증
아동복 세트 상품의 인기가 높다. 뉴발란스키즈는 올봄 맨투맨 티셔츠, 반팔 티셔츠, 바지 등 세 벌로 구성된 ‘3PC 맨투맨 셋업’을 신상품으로 내놨는데 1차 생산량 1만 세트가 모두 팔려나갔다. 뉴발란스키즈 관계자는 “세 벌 가격이 9만9000원으로 가성비 좋고 실용적인 옷으로 입소문이 났다”며 “다양한 세트 상품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빈폴키즈도 3월 들어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2월만 해도 매출 증가율이 10% 수준이었지만 3월 들어선 118%로 뛰었다. 생활 방수가 가능한 ‘후드 집업 등교 점퍼’ ‘보아 리버시블 집업 점퍼’ 등 외투 인기가 높아 재생산에 들어갔다.의류뿐 아니라 신발, 가방도 잘 팔린다. 블랙야크키즈가 봄 신상품으로 내놓은 신발 ‘프리즘’은 2월에 출시한 블랙 색상이 모두 다 팔려 재생산에 들어갔다. 옐로 색상도 80% 이상 판매됐다.
백팩으로 유명한 휠라키즈의 올봄 책가방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 특히 아동용 책가방은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팔려 재생산에 나섰다. 발등에 벨크로 소재를 사용해 아이들이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는 ‘꼬모 라이트’ 신발도 인기 상품이다.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014년 2조1100억원에서 2018년 3조82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주춤했지만 올해는 시장이 다시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