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 車소재부문 매각 무산

현대비앤지스틸과 인수협상 중단
양사 인수 조건 이견 못 좁혀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LG하우시스와 현대비앤지스틸은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 매각 및 인수를 위해 맺은 양해각서(MOU)를 해제하고 협상을 중단한다고 31일 공시했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26일 MOU를 체결하고 실사 및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향후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는 자동차 대시보드 등 실내 부품 및 소재를 비롯해 인테리어용 필름, 가전제품용 코팅필름 등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은 꾸준히 9000억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업성이 악화하며 2018년부터 영업적자로 돌아서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8585억원으로 8.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453억원으로 107.8% 증가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하는 계열사다. LG하우시스의 사업부를 인수해 친환경 자동차 관련 소재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 회사는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사업 매출이 전체의 95% 이상을 차지해 사업 다각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적자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LG하우시스와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현대비앤지스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협상 과정에서 양사의 조건이 맞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현대비앤지스틸이 인수 후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 당시 매각가는 약 3400억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현대비앤지스틸의 유동자산은 397억원 수준으로 인수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상황이었다. 현대비앤지스틸로선 인수 이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LG하우시스가 자동차 경량화 소재 분야에 투자하며 일으킨 차입금도 넘어올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