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맞았으니…美기업들 속속 재택근무 축소 채비

아마존 "가을부터 사무실 근무"

일부 미국 기업들이 재택근무 축소·종료 채비에 나서는 분위기다. 각 기업은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보급률 늘면서 올 가을부터는 사무실 근무를 재개할 수 있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일부는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재택근무 방식을 이어가기로 했다.

아마존 "초가을께 사무실 근무 재개"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아마존은 "가을 초쯤 미국 내 대부분 직원들이 사무실 근무를 재개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아마존은 월마트에 이어 미국 2위 민간부문 고용기업이다. 사무직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시애틀 본사 직원만도 약 6만명이 재택근무 중이다. 창고 직원과 배달부문 직원들은 미국에서 '필수노동자'로 간주돼 현장 근무를 하고 있다.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사무실 중심의 직장문화를 회복하고자 한다"며 "이게 아마존의 기본 방침"이라고 알렸다. 이어 일부 유럽 국가 근로자들의 경우엔 코로나19 백신 공급 차질로 가을 이후에 사무실 복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웰스파고도 재택근무 축소 예고

같은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가 오는 9월부터 직원 재택근무를 대폭 줄인다고 보도했다. 웰스파고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9월6일 이후부터는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정상근무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웰스파고 직원 중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은 약 20만명에 달한다. 나머지 6만명은 지점과 사무실 등에서 근무한다. 웰스파고는 그간 매달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권고를 갱신해왔다.

찰스 샤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는 "서로 대면 회의를 열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보고 배우는 등 사람들이 직장에서 직접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하는게 중요할 수 있다"며 "웰스파고는 직원 대부분이 함께 근무하는 방식의 장점이 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아직 구체적인 사무실 복귀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코로나19 확산세와 백신 보급률 등에 따라 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앞서 JP모간체이스가 작년 가을부터 직원들의 사무실 근무를 재추진했으나 코로나19 2·3차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계획을 중단했다.

MS·씨티그룹은 '부분적 재택근무' 이어가기로

반면 재택근무 방식을 계속 쓰기로 하는 기업도 많다. 이들은 일부 요일에 한해 회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부분적 재택근무', '하이브리드형 재택근무'를 추진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본사 사무실을 연 이후에도 직원들이 사무실 근무와 재택 근무 중 원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앞서 밝혔다. 총 근로시간의 50%를 재택근무로 전환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MS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 일대 사무실을 지난달 29일 열었다. 일부 직원들은 사무실로 다시 출근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도 직원 대부분을 주 3일만 사무실에 출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코로나19로 새로운 근무 방식의 문이 열렸다"며 "대부분은 일주일에 3일만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근무를 하고, 일부 직책만 이전처럼 사무실 근무를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씨티그룹 직원 수는 약 21만명에 달한다.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도 직원들이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 등 원하는 대로 근무형태를 정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온라인부동산기업 질로우는 작년에 직원 5400여명에게 영구적으로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고 알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