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액면분할 전에 사야할까? 삼성전자 때 봤더니…

카카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5대 1 액면분할을 앞두고 주가 상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액면분할 이후 주가의 향방은 원칙적으로 예측불가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도가 높은 상황만큼 주당 가격 하락은 수급 개선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1일 오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장중 50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16일 장중 51만9000원을 기록한 뒤 3월 9일 44만1000원으로 밀렸지만 이내 하락분을 만회했다. 미국발 금리 급등으로 인한 성장주 조정장에서도 다른 성장주 대비 주가가 양호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5대 1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발행 주수는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만 3100주로 늘어난다. 분할 상장 예정일은 이달 15일이다. 12~14일 3거래일간 거래는 정지된다. 액면분할은 주식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카카오는 주당 가격이 50만원에 달해 일반 소액주주들로선 매수 장벽이 있다. 성장주로 주목받으면서 빠르게 주가가 오른 기업들은 주가 부양을 위해 액면분할을 단행하기도 한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가 2000달러를 넘어서자 5대 1 액면분할을 결정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액면분할이 주가 부양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가 2018년 5월 5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소폭 떨어졌다. 급격한 개인들의 매수세를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 타이밍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같은 해 네이버도 5대 1 액면분할을 했지만 이후 3개월 간 주가가 8% 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증권업계의 기대가 크다. 카카오는 소액주주 수와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의 소액 주주 수는 56만1027명으로 전년(12만9632명) 대비 5배 가까이 늘었다. 보유주식수는 4503만9816주에서 5163만2419주로 14.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일상속에서 카카오를 접하고, 조금씩이라도 카카오 주식을 사모으려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단 의미다. 전체 주식 중 소액주주 비중은 52.2%에서 60.0%로 늘었다.

이 같은 이유로 이번 액면분할이 개인의 카카오 매수세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 들어 개인은 카카오를 1분기 동안 1474억원어치 샀다. 카카오의 실적 개선세를 고려하면 기관과 외국인이 개인 매수세를 매도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도 1분기에 카카오를 3785억원 순매수하며 사모으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