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암호화폐 탄생 배경부터 미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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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화폐 -요즘 어디서든 빠지지 않는 화제가 비트코인이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비트코인. 그렇다고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모두들 비트코인을 하고 있는데 나만 안 하다가 뒤처질 것 같다는 포모(FOMO)증후군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설프게 달려들었다가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먹잇감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 사이를 오가는 와중에 하나는 확실해진다. 이제는 비트코인을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데이터는 어떻게 화폐가 되었나
핀 브런턴 지음 / 조미현 옮김
에코리브르 / 320쪽│1만8000원
핀 브런턴 뉴욕대 미디어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 부교수는 《디지털 화폐-데이터는 어떻게 화폐가 되었나》에서 “이 책은 비트코인으로 돈 버는 비법을 소개해주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대신 암호화폐가 탄생하게 된 출발점과 지금의 시스템이 구축되기까지 바탕이 된 세계관을 꼼꼼하게 짚는다.암호화폐로 대표되는 통화 실험의 역사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디지털 화폐를 창조하는 것은 곧 디지털 데이터를 가치있게 만드는 도전 과제”라고 정의한다. 네트워크에서 거래하고 검증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위조 및 복제가 불가능해야 하고,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남기지 않으면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도전이다.
저자는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 등 암호화폐 선구자들의 행보를 짚는다. 만들 수 있으나 위조할 수 없고, 교환할 수 있지만 복제할 수 없고, 사용자의 신분에 관해서는 어떤 정보도 노출하지 않는 물건을 만들기 위한 여정이다. 이를 통해 오늘날 암호화폐를 구성하는 혁신적인 기술이 나오는 과정이 소개된다.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공개키로 암호화된 메시지를 사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개인키를 사용해야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비대칭키 방식을 비롯해 블록체인, 분산장부 시스템 등 비전문가에겐 낯설고 어렵기만 했던 기술의 원리가 조금은 더 이해하기 쉬워진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