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몰리기 전에 왔어요"…이른 아침부터 한 표 행사

투표 시작 전부터 10여명 줄 서기도…거리두기·방역수칙에 익숙
"사람들이 덜 몰릴 때 투표하려고 일찍부터 왔죠."
4월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서울 강남구 역삼1동 주민센터 투표소에는 이날 오전 6시 투표 시작 전부터 이미 10여명이 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따로 안내가 없는데도 바닥에 표시된 대로 서로 1m 간격을 띄우고 서 있던 시민들은 오전 6시 입장을 시작하자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 후 위생장갑을 끼고 투표했다.
이날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중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상황을 피해 일찍 나왔다는 반응이 많았다.오전 7시께 역삼1동 주민센터 투표소를 방문한 직장인 김모(28)씨는 "지난해 총선 때 점심시간에 투표하러 왔는데 줄이 너무 길어 불편했다"며 "코로나19 때문에라도 사람 없는 시간에 오는 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왕십리2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를 찾은 박용웅(80)씨도 "본 투표에 참여하면 더 가까운 아파트 내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지만,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아 사전투표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소도 유권자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종로구청 정문에서 적외선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한 뒤 투표소가 있는 별관까지 가는 길바닥에는 1m 간격을 지켜달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손소독제 사용 뒤 위생장갑을 착용해야만 비로소 투표소에 들어설 수 있었다.

비닐 위생장갑을 끼지 않고 기표소에 들어가려 하거나 간격이 좁아지면 투표 진행 요원들이 즉각 제지했다.발열이 있는 유권자를 위해서는 별도의 임시 기표소가 마련됐다.

종로구민회관 투표소의 진행 요원들도 일일이 시민들이 위생장갑을 끼고 입장하는지 확인했다.

위생장갑 사용이 감염 걱정을 덜어준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일부는 쓰레기 문제를 우려하기도 했다.

사전투표에 참여한 직장인 정모(38)씨는 "위생장갑이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유권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투표를 통해 시민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출장 때문에 서울역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신모(59)씨는 "서울시장을 뽑는 중요한 선거인데 일찍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투표소를 찾은 서모(52)씨는 "서울시장을 내 손으로 뽑아 후련하다"며 "내가 다리가 좀 불편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했다.

최봉균(47)씨도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번엔 꼭 시민의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투표하러 왔다"며 웃었다.서울시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내 사전투표소 424곳에서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