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높아진다…이전 미국과는 다를 것" 불러드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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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Fed)은 과거처럼 초기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31일(현지시간) 은행 홈페이지에 올린 글(Is Inflation on the Horizon for the U.S. Economy?)에서 △통화공급 증가 △재정 적자 증가 △강한 경제 성장 예상을 이유로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이 지난 몇 년간 2% 목표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2%를 약간 상회하는 것은 긍정적 발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만간 본격화될 미국의 물가 상승세를 용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Fed가 2012년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채택한 뒤 미국의 인플레이션(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의 전년대비 비율 변화로 측정)은 평균 1.4%에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물가를 더 끌어내렸다. 현재 물가는 작년에 비해선 높아졌지만 2%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불러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미국이 수년 동안 본 것과는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가 높아질 것이란 근거로 △통화주의(Monetarist) 이론 △재정 이론 △필립스 곡선 등 세 가지 이론을 들었다. 이들 세 가지 이론 모두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주도한 통화주의 이론은 화폐 성장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코로나가 터진 뒤 미국의 광의의 통화(M2)은 지금까지 25% 넘게 폭증했다. 불러드 총재는 "통화량 증가폭은 역사적 기준으로도 매우 컸다"면서 "통화주의 이론이 최근 몇년간 잘 작동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난 1년간 통화량이 너무 크게 늘어나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 이론은 재정 적자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재정정책의 규모는 2019년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28%에 달한다. 불러드 총재는 "이 정도 금액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을 실질적으로 높이기에 충분하다"며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립스 곡선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중앙은행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이론은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이런 압력 중 일부는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통해 올 수 있으며, 노동 시장을 통해서도 약간의 압력이 생길 수 있다.현재 기업들은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노동 시장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백신 보급과 함께 급속도로 회복될 수 있다. 불러드 총재는 "이는 임금 인상, 그리고 전반적인 가격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불러드 총재는 "경험적으로 어느 이론도 오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이들 이론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2021년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경험 한 것보다 더 많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향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Fed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통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불러드 총재는 Fed가 작년 8월 새로운 통화 정책 프레임워크인 평균물가목표제(AIT)를 채택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방식을 바뀠더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프레임워크는 초기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강조했다. 즉 FOMC는 실제 인플레이션 상승을 보기 전에 행동했다. 이는 Fed가 1980~1990년대 인플레이션과 싸울 때 성공했던 비결의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FOMC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균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즉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높은 수준에서 완만히 발생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과거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걸 보완하는 데 더 중점을 둘 것"이란 얘기다.불러드 총재는 "결과적으로 FOMC는 과거처럼 초기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임박한 것처럼 보일 때 금리를 올리는 대신 FOMC는 이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높아지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러드 총재는 "그 결과 미국은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을 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수년간 2% 목표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동안 2%를 약간 상회하는 것은 긍정적 발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31일(현지시간) 은행 홈페이지에 올린 글(Is Inflation on the Horizon for the U.S. Economy?)에서 △통화공급 증가 △재정 적자 증가 △강한 경제 성장 예상을 이유로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이 지난 몇 년간 2% 목표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2%를 약간 상회하는 것은 긍정적 발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만간 본격화될 미국의 물가 상승세를 용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Fed가 2012년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채택한 뒤 미국의 인플레이션(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의 전년대비 비율 변화로 측정)은 평균 1.4%에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물가를 더 끌어내렸다. 현재 물가는 작년에 비해선 높아졌지만 2%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불러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미국이 수년 동안 본 것과는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가 높아질 것이란 근거로 △통화주의(Monetarist) 이론 △재정 이론 △필립스 곡선 등 세 가지 이론을 들었다. 이들 세 가지 이론 모두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주도한 통화주의 이론은 화폐 성장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코로나가 터진 뒤 미국의 광의의 통화(M2)은 지금까지 25% 넘게 폭증했다. 불러드 총재는 "통화량 증가폭은 역사적 기준으로도 매우 컸다"면서 "통화주의 이론이 최근 몇년간 잘 작동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난 1년간 통화량이 너무 크게 늘어나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 이론은 재정 적자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재정정책의 규모는 2019년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28%에 달한다. 불러드 총재는 "이 정도 금액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을 실질적으로 높이기에 충분하다"며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립스 곡선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중앙은행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이론은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이런 압력 중 일부는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통해 올 수 있으며, 노동 시장을 통해서도 약간의 압력이 생길 수 있다.현재 기업들은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노동 시장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백신 보급과 함께 급속도로 회복될 수 있다. 불러드 총재는 "이는 임금 인상, 그리고 전반적인 가격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불러드 총재는 "경험적으로 어느 이론도 오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 이들 이론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2021년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경험 한 것보다 더 많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향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Fed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통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불러드 총재는 Fed가 작년 8월 새로운 통화 정책 프레임워크인 평균물가목표제(AIT)를 채택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방식을 바뀠더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프레임워크는 초기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강조했다. 즉 FOMC는 실제 인플레이션 상승을 보기 전에 행동했다. 이는 Fed가 1980~1990년대 인플레이션과 싸울 때 성공했던 비결의 일부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FOMC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균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즉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높은 수준에서 완만히 발생하도록 허용함으로써 과거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던 걸 보완하는 데 더 중점을 둘 것"이란 얘기다.불러드 총재는 "결과적으로 FOMC는 과거처럼 초기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임박한 것처럼 보일 때 금리를 올리는 대신 FOMC는 이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높아지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러드 총재는 "그 결과 미국은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을 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수년간 2% 목표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동안 2%를 약간 상회하는 것은 긍정적 발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