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간부들 잇따라 기업에 둥지[김익환의 BOK워치]

임형준 전 한은 부총재보(사진 왼쪽)를 상근감사로 허진호 전 부총재보(사진 중간)를 사외이사로 김수명 전 한은 부총재보(사진 오른쪽)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올들어 한국은행 전직 임직원들이 줄줄이 기업 사외이사·감사로 이동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거시경제 전문가인 이들의 분석 역량을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KB생명보험은 지난달 임형준 전 한은 부총재보(사진 왼쪽)를 상근감사로 선임했다. 임 감사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7년 한은에 입행해 통화정책국 부국장, 인사경영국장, 부총재보 등을 지내다 2019년 5월 퇴임했다.임 감사는 한은에 재직하는 동안 이주열 한은 총재의 최측근으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총재를 보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금융결제원장 내정설이 돌기도 했지만 한은 노동조합이 강력히 반대하는 등의 영향으로 고배를 마셨다. 그는 인사경영국장으로서 2015년 한은 직원들의 퇴근 시간을 오후 5시에서 오후 6시로 한 시간 늦추는 결정 등으로 노조와 충돌이 잦았다. 그 직후 금융권 주요 요직 자리를 놓고 여러번 하마평이 돌다가 이번에 KB생명 감사로 가게 됐다.

코스피 상장사인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원강업도 지난달 허진호 전 부총재보(사진 중간)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했다. 허 사외이사는1984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국제경제실장, 대구경북본부장, 금융시장국장, 통화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이연제약은 지난달 홍택기 전 한은 외자운용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했다. 1978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국제국 부국장, 외화자금국장 등을 거쳤고, 한국투자공사 부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영풍도 지난달 심일선 사외이사를 신규선임했다. 심 사외이사는 한은 총무국 부국장과 노동조합위원장을 거쳐 산재의료관리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유아이엘도 지난달 조정환 전 한은 금융안정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했다. LIG넥스원도 지난달에 김수명 전 한은 부총재보(사진 오른쪽)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