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질환자 접종 이달로 앞당긴다…고3은 여름방학 때 완료

질병청, 2분기 백신 로드맵

의료인 38만명은 23일부터
장애인·노숙인 9일부터 맞아
돌봄인력은 다음달부터 가능
방역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당초 올 6월 접종할 예정이었던 동네 의원 등 의료인, 신장투석 환자 등의 접종을 4월로 당기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교사는 여름방학 때 백신을 접종한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분기 예방접종 계획을 2일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발표한 접종 계획을 보완한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럽연합(EU), 인도 등이 백신 수출 제한을 강화하는 등 수급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집단 발생이 늘어나는 등 위험 요인이 증가해 백신 접종 대상을 신속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의료기관에서 투석 치료를 받고 있는 만성 신장질환자 9만2000명은 당초 6월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23일부터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다.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 1만2000명은 접종 시기가 6월에서 5월로 한 달 정도 당겨진다.
동네 병·의원, 치과, 한의원, 약국 등에서 근무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약사 등 38만5000명도 이달 23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당초 6월에 접종할 계획이었던 것을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장애인·결핵 및 한센인·노숙인·교정시설 근로자 등 12만8400명의 접종 시기는 이달 둘째~넷째 주에서 오는 9일로 당겨진다. 장애인 돌봄·노인방문 돌봄 종사자 38만4000명의 백신 접종도 이달 16일 시작된다. 이들은 6월에 접종할 계획이었다.

유치원·어린이집, 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 49만1000명은 한 달 당겨진 5월에 백신을 맞는다. 원래 5월 예정이었던 항공 승무원 2만7000명도 이달 16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고3 학생과 교사 49만 명도 여름방학을 이용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다. 이들의 백신 접종에는 만 75세 이상 고령층 접종에 쓰고 있는 화이자 백신 중 접종 거부 등으로 남은 물량을 활용할 방침이다. 만 75세 이상 고령층의 백신 접종 동의율은 85~86% 정도로 알려졌다.

국내에 도입된 화이자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모두 두 번 맞아야 한다. 방역당국은 백신을 한 번 맞은 사람의 2차 접종을 위한 비축분 등까지 최대한 활용해 백신 1차 접종자 수를 늘리기로 했다. 화이자 백신 접종 간격은 3주로 유지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간격은 10주에서 12주로 늘린다. 접종 가능한 백신 양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최소 잔여량 주사기(LDS)도 활용한다.

질병관리청이 이처럼 1차 접종자를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은 국내에서 백신을 한 번 맞은 사람의 예방률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국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자의 14일 뒤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94.1%, 화이자는 100%였다. 올 2분기 국내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769만8500명분(1539만7000도스)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