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추석부터"…해외여행 재개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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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여권·트래블버블 도입 가시화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째 개점휴업이던 여행업계가 운영 재개에 나서고 있다. 백신여권 도입이 가시화되고 국가·도시 간 트래블버블(비격리 여행권역) 체결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다. 이르면 올해 추석을 전후로 해외여행이 일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조직정비 해외여행 선판매 잰걸음
"기존 충성고객 이탈 막기" 총력전
여행업계는 입국자에 대한 14일 자가격리 조치가 일부 완화되면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재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조심스럽게 조직 정비에 나서는 이유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백신여권, 트래블버블 도입까지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무런 대책 없던 작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며 "올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 일부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하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상품 출시, 영업 재개 나선 여행사들
하나투어는 이달부터 근무인력을 종전보다 20% 이상 늘렸다. 이달부터 6월까지 무급휴직을 3개월 연장한 하나투어는 대리점과 소규모 여행사 등 항공 판매 파트너를 대상으로 B2B 항공상담 서비스도 재개했다. 최근엔 강원과 경남 웰니스 국내여행 상품을 내놨다. 하나투어는 전국 48곳 웰니스 관광지로 상품을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직판여행사 참좋은여행은 전체 330명 직원 중 70여명을 투입해 상품기획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희망을 예약하세요' 캠페인으로 업계에서 가장 먼저 해외여행 선판매에 나선 참좋은여행은 최근 롯데호텔, 롯데면세점과 7~9월 중 전세기 9편을 띄우는 괌 허니문 상품을 내놨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총 3회의 선판매 캠페인을 통해 5만명 예약을 받아놓은 상태"라며 "여행이 재개되기 전까지 10만명 확보가 목표"라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도 필리핀과 베트남 외에 동남아 지역으로 선판매 상품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여행사는 예약 취소와 타인 양도, 상품 변경이 가능한 해외여행 상품을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로 선판매해 500억원에 육박하는 깜짝 실적을 올렸다. 인터파크투어는 이달부터 1시간 내외 방송에서 한정 판매하던 해외여행 상품을 온라인몰 상설 판매로 확대했다. 올 상반기 자체 개발한 OTA(온라인여행사) 플랫폼을 선보이는 노랑풍선은 3일부터 1년 넘게 중단됐던 '노랑풍선시티버스' 운행을 재개했다. 모두투어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행을 선물하세요' 캠페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태국 치앙마이 등 동남아 휴양지 현지 입국제한 조치가 풀리는 시기에 맞춰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영업 재개 전략은 '집토끼 잡기'
활동을 재개한 주요 여행사들은 기존 고객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당장 출발할 수 있는 해외여행 상품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신규 고객 유치보다 기존 고객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집토끼 잡기'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자금사정이 악화돼 대대적인 홍보·마케팅이 어려워진 것도 기존 고객관리에 나선 이유다.하나투어는 현재까지 이용고객이 568만명 중 마일리지 회원만 140만명에 달한다. 모두투어도 온라인몰 가입회원이 200만명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행 외에 도서와 공연 등 종합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인터파크는 회원 수만 2000만명,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한 참좋은여행 카카카오페이지 회원은 31만명에 달한다. 기존 고객을 잡기 위한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는 마일리지나 포인트 유효기간 연장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와 올해 150여만 명 회원 마일리지와 여행상품권 유효기간을 6개월 연장했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소멸됐거나 이달 말까지 소멸 예정인 포인트를 2022년 12월 말까지 2년 연장했다. 노랑풍선은 은행, 카드사 제휴 마일리지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이다. 모두투어는 기존 온라인 가입회원을 대상으로 향후 여행상품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드림쿠폰 10만장을 발행했다.
한 종합여행사 관계자는 "1년 넘게 휴식기가 있었던 만큼 기존 고객의 이탈 우려도 높은 상황"이라며 "영업 재개 시 빠른 시간 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회원들에게 국내외 여행 관련 최신 정보를 뉴스레터 형태로 발송하면서 스킨십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