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왜곡전문가" 吳 "반칙의 여왕"…독설 공방 90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5일 마지막 TV 토론은 1시간 30분 내내 고성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숨 막히는 공방으로 점철됐다.

지난달 29일 첫 토론에서 나름 정책·공약 검증에 초점을 맞췄던 두 후보는 30일 2차 토론부터 서로 '거짓말 프레임' 씌우기에 주력했다. 오 후보는 초장에 박 후보의 간판 공약인 '수직 정원'을 깎아내리며 "공약 철회가 나을 것 같다"고 공격했고,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재건축·재개발 계획을 '불도저식'이라 규정하며 "용산참사를 다시 불러일으키겠다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후보들의 언성도 올라갔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의혹'을 파고들며 "말을 계속 바꾼다", "질문할 때마다 답이 다르다", "선택적 기억을 한다"는 말로 거듭 의구심을 던졌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이 보수 언론하고 같이 엮어서 다른 사람이 한 말을 비트는 걸 잘한다"며 "오 후보는 왜곡전문가"라고도 했다.

이에 오 후보는 "본인 할 얘기만 하고 설명할 기회를 안 주면 어떡하나"라며 "내곡동이 민생하고 어떻게 연결되나.

생태탕 매출하고 관련이 있나"라고 비꼬았다. 박 후보가 "아이들 무상급식은 반대하면서 어버이 연합은 지원했다"고 언급하자, 오 후보는 "존재 자체가 거짓말인 데 이어 반칙의 여왕"이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박 후보를 가리켜 "거짓말의 본체"라고도 했다.

당헌·당규를 뒤집고, 민주당 소속 전임 시장들의 성폭력 추문으로 빚어진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했다는 지적이다.
두 후보는 사회자가 토론 막간에 서로 칭찬해보라고 하자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마지못해 꺼낸 칭찬 한마디도 가시가 돋친 것으로 들렸다.

박 후보는 "오 후보를 칭찬할 만큼 우리가 같이 공유한 시간이 없었다"면서 그의 '언변과 패션'을 높이 평가했다.

이에 오 후보는 박 후보의 '집념과 열정'을 거론하면서 "대성하는 정치인으로서 귀감이 돼 주시라"고 덕담했다. 표면적으로는 '통 큰' 칭찬으로 들렸지만, 오 후보에게 "알맹이가 없다"는 비난으로, 박 후보에게 "또 내곡동 공세"라는 질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