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北에 책임 묻지않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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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80억' 잿더미된지 10개월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사무소 재건을 위한 관계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재발 방지와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적도 없었다.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북한이 연락사무소 폭파 이유로 제시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한 법안까지 강행한 정부가 180억원가량의 혈세가 투입된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책임을 물을 의지조차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계부처 협의 한번도 않고
피해 복구 관련 공문도 안보내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피해 복구 및 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통일부와 기재부 등은 관계 부처 협의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자산 손실과 관련해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고 밝혀온 통일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6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지 사흘 만에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여정의 담화 직후 발의된 대북전단금지법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달 시행됐다.정부는 연락 채널이 있음에도 북한에 피해 복구와 관련한 공문조차 보내지 않았다. 기재부는 제출한 자료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피해 복구 및 재건과 관련해 관계부처 협의 및 북한 측과 주고받은 공문 등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서해상에서 공무원 이모씨가 피살당했을 당시 “남북 간 통신수단이 없어 북측에 A씨 수색·구조 요청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지만 사흘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정보원과 북한 통일전선부 간 통신망을 통해 통지문을 보내고 유감을 표하면서 남북 연락채널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북한에 민·형법 등의 관련 조항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남북관계 특수성상 손해배상청구 등 사법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개성공단 폭파는 대한민국 국유 재산의 가치를 훼손시킨 도발행위였다”며 “지금이라도 사과, 재발 방지 확약, 손해배상 청구 등의 내용을 담은 문서를 북한에 송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