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의학계열 지역인재 '전북 포함' 고수…광주·전남 반발

전북대는 광주·전남 제외하는데 전남대만 인재 선발 명분 내세워
"광주·전남 학생들 피해…전남대가 지역 외면"…시교육청, 항의방문 계획
전남대학교가 의·치·약학과 등 의학 계열 지역인재전형과 관련해 지역 범위를 전북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어 광주전남 교육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남대와 같은 국립대인 전북대는 의학 계열 지역인재전형과 관련한 지역 범위를 전북으로 한정하고 있어 지역 교육계가 수년 전부터 전남대 측에 지역 범위를 광주·전남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시정을 촉구하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5일 전남대, 전북대,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남대는 2023학년도 의학 계열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2022학년도 41%에서 62%로 확대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입학 전형 시행계획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의과대학은 전체 정원 125명 중 80명(2022학년도 51명), 치의학전문대학원은 전체 정원 35명 중 21명(17명), 약학부는 전체 정원 60명 중 36명(23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는다. 의학 계열 지역인재전형 지원 자격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광주, 전남, 전북에 있는 고교에서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졸업예정자 포함)에게 주어진다.

이와 관련, 전북대는 의학 계열 지역인재전형 지원 자격을 '전북 고교생'으로 한정하고 있고, 2023학년에도 이러한 지원 자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광주·전남·북 대학은 호남권 범위내에서 학칙으로 지역인재전형 지역을 정할 수 있다. 따라서 전남대는 호남권 전체를, 전북대는 전북을 각각 한정한 것이다.

의학 계열 과가 있는 조선대는 광주·전남을, 원광대는 전북을 각각 한정하고 있다.

이처럼 전남대가 전북대 등과 달리 지역을 확대한 것에 대해 지역 역차별이란 지적이 나오고, 광주·전남 학생들에게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지난 2017년 당시 전남대 정병석 총장에게 의학 계열 지역인재전형 선발과 관련한 지역 범위를 광주전남으로 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진학 담당 장학관이 전남대를 방문해 전북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금명간 광주지역 고교 진학 부장들과 함께 전남대를 항의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시 교육청 또 다른 관계자는 "전남대 의대 관계자들이 전북 소재 유명 사립고 학생들을 배려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라며 "지역을 외면하는 전남대는 지역대학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고교 교사는 "전남대가 2023학년도부터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확대하고 수능 학력 최저기준을 완화해 농어촌 학교 최우수 학생들도 전남대 의학 계열 합격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지역 범위를 전북까지 확대를 고수하면 전남 학생들의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남대는 인재 선발을 위해 지역 범위를 전북까지 확대했다며 전북대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전남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전남대 총장이 전북대 총장에게 지역 범위를 '호남권'으로 함께 묶자고 말씀을 드리고 있다"며 "만약 전북대가 2024학년도에도 지역 범위를 확대하지 않으면 전남대 차원에서 입학전형을 변경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