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부진은 취약한 산업구조 탓…부산연구원 "산업 고도화해야"

영세 자영업자 비중 크고 대기업 비중 작아
지난해 부산지역 고용 부진은 취약한 산업구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연구원(BDI)이 5일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부산 고용상황 변화와 원인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부산은 코로나19 상황이 전국에 비해 심하지 않았지만 취업자는 전년보다 3만6천명(2.1%) 감소했다.

2.9% 감소한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0.8% 감소에 그쳤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면 소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의 고용 부진이 제조업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부산은 제조업 쪽에서 고용 악화가 지속했다. 작년 부산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만9천명(10.2%) 줄었는데 이는 전체 취업자 수 감소의 80.5%를 차지하는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지난해 4월 기준 부산의 서비스업 취업자는 전년보다 1.5% 감소, 전국 평균(2.6% 감소)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부산연구원은 지난해 부산의 고용이 다른 도시보다 부진한 원인이 지역 노동시장의 경제위기 대응력 취약, 고용 탄력성 약화, 단기간 비자발적 이직자 급등, 구인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10인 미만 영세사업체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대기업 종사자 비중이 작아 경제 위기 때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 제조업 비중이 작고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취약한 산업 구조 때문에 경제위기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게 연구원의 주장이다.

부산연구원은 부산지역 제조업 고용 악화가 전국보다 더 심했던 원인에 대해 지역기업의 제조업 환경변화 대응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더해져 생산 위축이 가속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년 대비 지난해 제조업 생산은 전국은 0.3% 감소했지만 부산은 8.4% 줄었다.

제조업과 반대로 서비스업 부문에서 고용은 선전했는데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증가가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부산 서비스업 자영업자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만1천명 증가했다.

20∼30대 자영업자가 많이 늘었는데 20대는 같은 기간 55.1%, 30대는 18.4% 늘었다. 부산연구원은 "부산의 고용 부진이 지속하는 원인은 산업구조 취약성 때문"이라며 "제조업 고부가가치화, 비교우위 지식산업 육성,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체 육성, 업종 다각화 및 전환 지원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