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 D-1…향후 시정 변화 불가피할 듯

박영선·오세훈,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 내세워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등 선거 결과에 따라 '갈림길'
하루 앞으로 다가온 4·7 보궐선거에서 새 서울특별시장이 뽑히면 고 박원순 전 시장 사망 이후 9개월 가까이 '정체' 상태인 서울 시정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서정협 시장 권한대행 체제는 대체로 박 전 시장의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관리'에 주력해 왔으나, 새 시장 선출 후에는 공약을 바탕으로 시정 방침이 빠른 속도로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이 있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계속 여부를 비롯해 재개발·재건축 및 주택공급 등 부동산 정책의 변화가 주목된다.
◇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 유력주요 양당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모두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공약을 밝혔다.

두 후보는 박 전 시장 시절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세워진 '아파트 35층 규제' 방침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부 내용에 차이가 있으나 아파트 공시지가 인상률을 조정 또는 동결하겠다는 공약도 비슷했다.다만 박 후보는 향후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 공공 민간참여형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공공 개발지에서도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일부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후보의 택지 확보 방안은 '고밀도 개발'로 이어진다
반면 오 후보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규제 완화를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을 공약 1순위로 내세웠다.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층수 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개선하고 노후 주거지의 신규 구역 지정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운명은?

박 전 시장이 추진하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박 후보가 당선되면 계속 이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오 후보가 시장이 되면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시장대행 체제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에 착수했다.

광장의 동쪽(주한 미국대사관 앞) 도로를 조금 넓히고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는 없애 나무가 많은 공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동쪽 도로를 넓히는 1단계 공사는 완료돼 지난달 6일부터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도로가 폐쇄되고 동쪽 도로의 양방향 통행이 시작됐다.

이어 시는 5월부터 서쪽 도로를 편입해 광장을 넓히는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시민단체 등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오 후보가 당선되면 제지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오 후보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 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가뜩이나 살기 어려워진 마당에 도대체 누굴 위한 공사인지 묻고 싶다"며 "그저 광장이 중앙이 아닌 편측에 있어야 한다는 건축가의 고집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박 후보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해 "시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수정할 것은 수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잔여임기 1년 3개월…취임 초부터 연임 '시동'

이번 보궐 선거로 뽑힐 신임 시장의 임기는 1년 3개월이 채 안 된다.

1천만 서울시민의 수장으로서 새로운 시정 구상을 실현하기에는 짧은 기간이며, 게다가 다음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새 시장이 이번 보궐선거 이후 실질적으로 시정을 펼 수 있는 기간은 짧기만 하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은 처음부터 '연임'을 위해 공약 실현을 서두르는 시정을 펴나갈 공산이 크다.

한편 시의회·자치구와의 협력 양상도 현재의 권한대행 체제와는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자치구청장들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