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아이유 등산화 신어볼까"…산린이들 지갑 열었다

아웃도어 브랜드, 1분기 등산화 '불티' [이슈+]

K2 '수지 하이킹화' 등 신발 매출 100% 급증
블랙야크 '아이유 등산화' 내세워 신발 매출 97% 뛰어
코오롱스포츠 신발 매출 270% 증가해 '고공행진'
'산린이(등산+어린이, 등산 입문자)에 힘입어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올해 1분기 등산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K2, 블랙야크 제공
# 작년부터 주말마다 뒷산을 찾는 직장인 석지연 씨(28)는 최근 등산화를 구입했다. 석 씨는 "봄을 맞아 지리산 산행을 계획 중인데 아무래도 그동안 신고 다니던 운동화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선 뒷산에 올라가 봤는데 운동화와 차이가 느껴져 만족한다"고 말했다.
석 씨와 같은 '산린이(등산+어린이·등산 입문자)' 수요에 힘입어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올해 1분기 등산화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등산에 취미를 붙인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의 등산화 구비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아웃도어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 K2의 올해 1분기(1~3월) 등산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급증한 18만족을 기록했다. 특히 3월의 경우 매출이 120% 뛰었고, 광고모델 수지를 내세운 ‘플라이하이크’ 시리즈는 매출이 500% 이상 증가했다.'수지 하이킹화'로 불리는 대표 모델 ‘플라이하이크 큐브’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3만족 이상이 판매되며 인기를 끈 것으로 집계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K2의 올해 1분기(1~3월) 등산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급증한 18만족을 기록했다. 특히 3월의 경우 매출이 120% 뛰었고, 광고모델 수지를 내세운 ‘플라이하이크’ 시리즈는 매출이 500% 이상 증가했다. 사진=K2
블랙야크에서는 일명 ‘아이유 등산화’로 불리는 ‘야크343 D GTX’ 등산화의 인기가 뜨겁다. 해당 등산화가 매출 성장을 이끌면서 블랙야크의 올해 3월 신발 매출은 97% 뛰었다.

특히 블랙야크 광고모델인 가수 아이유가 광고에서 신은 베이지 색상의 야크343 D GTX 판매율이 약 6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블랙야크 관계자는 “야크343 D GTX는 블랙야크 신발 라인 중 단일 품목으로는 역대 가장 높은 판매를 기록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상품 기획과 아이유와 협업 브랜드 캠페인으로 MZ세대의 변화된 등산 문화 속 제품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것이 인기 요인으로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운영하는 코오롱스포츠의 1분기 신발 매출도 270% 급증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기능성을 평소에도 신기 좋은 디자인의 이른바 '테크 스니커즈'로 만든 '무브'가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는 설명이다. 무브는 올해 봄·여름 상품 출시 두 달 만인 3월 말까지 7차에 걸쳐 재주문이 진행되며 인기를 끌었다.코오롱스포츠는 래퍼 넉살을 기용한 ‘우리는 산에 산다’ 캠페인을 통해 무브의 기능성을 전달하며 소비자에게 제품을 홍보하고 나섰다.
사진=코오롱스포츠
이와 같이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연예인 영입을 통해 20~30대 산행 초보자와 혼자 산을 즐기는 혼산족 정조준에 나선 모습이다.

한 아웃도어 관계자는 "애슬레저 유행이 길어지면서 등산복의 입지가 요가복과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에 다소 밀린 바 있지만 등산화의 경우 여전히 아웃도어 브랜드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집콕’ 생활에서 벗어나려는 젊은 소비자들이 차박과 등산에 취미를 붙인 만큼 관련 수요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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