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의 인프라 투자경쟁, 한국에 위기일까 기회일까?[Dr. J's China Insight]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루즈벨트가 되고 싶은 바이든…재정적자 확대 가능성
한국도 신에너지 분야에서 기술선점 나서야
바이든 정부가 1조9000억달러(약 2145조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이은 2조3000억달러(약 2804조원)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백년 만의 위기를 백년 만의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1세대에 1번 오는 대투자 기회"라면서 대 불황 때 미국경제를 구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신화를 다시 쓰겠다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 총 4조달러의 투자로 루즈벨트 때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까요?

이번 인프라 투자의 또 다른 별칭은 미국 고용플랜(American Jobs Plan)인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총투자금액은 2조3000억달러로 2019년 GDP(국내총생산)의 11%나 됩니다. 하지만 시간표를 보면 10월1일 의회 승인을 통과해도 시행은 2022년부터 입니다. 기간은 8년이나 됩니다. 다시말해 연평균 2938억달러씩 투자한다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무슨 돈으로 투자 하느냐 하는 것인데 바로 기업증세(Made in America corporate tax plan)등의 수단을 통해서 한다고 합니다. 현재 21%인 법인세를 28%로 인상하는 등으로 15년간 2조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입니다.8년간 연평균투자액은 2938억달러이고 세수는 15년간 연평균 1333억달러면 매년 1604억달러의 재정적자를 낸다는 얘깁니다. 2022년부터 투자를 시작하면 바이든 집권기간동안 총투자액은 3년간 8813억달러, 세수로 4000억을 조달하면 재정적자는 4813억달러가 더 늘어납니다.

바이든 정부, 의욕적인 투자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연도별 투자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인프라 투자는 그 특성상 투자 회임 기간이 길어 바이든 정부는 투자만 하고 수확은 다음 정부가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바이든의 4조달러 부양책, 문제는 투자효율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 주인 없는 돈 퍼 주기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을 펑펑 쓰고, 국채를 발행해서 마구 퍼 돌리는 것입니다. 미국의 코로나19로 인한 4조달러대의 경기부양책, 어디선가 본 듯한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2009년 글로벌 금융금융위기 때에 중국이 4조위안(약 680조원)대의 대규모 경기부양 투자를 했습니다.당시 중국 원자바오 총리는 2008년 1분기 12%대의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1분기에 6%대로 추락하자 4조위안을 퍼 넣어 대규모 경기부양을 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GDP는 2010년 1분기에 바로 12%대로 반등했습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중국은 과도한 투자로 공급과잉과 설비과잉으로 긴 시간 고생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사회주의 특성상 국회의 견제가 없습니다. 때문에 정부주도의 투자는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었지만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투자의 효율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투자가 문제가 아니고 투자의 효율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은 시진핑 정부 들어 산업구조조정과 과잉설비, 과잉재고, 과잉부채를 줄이는 '공급측 개혁'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아직도 과잉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국채를 대거 발행해서 재정투자를 확대하는 미국은 어떨까요? 이론상 자본주의 국가 미국은 수익비용 편익분석을 해서 사업성 높은 사업에만 투자해 최고의 효율을 올릴 것 같지만 미국의 부채효율을 보면 그렇지 못하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도 부채효율, 정부부채 한 단위를 증가시켰을 때 GDP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지를 보면 한심합니다.
미국의 부채효율 / 자료= 중국경제금융연구소
미국의 부채효율은 1970년대 7배수준에서 1980년대 4배, 1990년대 2배로 낮아졌습니다. 2000년대는 1배로 하락했고 2019년에는 0.7배수준까지 추락했습니다. 100달러 부채를 조달해 투자했다면 1970년대는 700달러대의 GDP증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70달러에도 못 미친다는 얘깁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벤치마크 모델로 삼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과 경기부양책의 성공에 대한 판단은 다소 논란이 있습니다. 하지만 루즈벨트 대통령은 역사상 4선을 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2차대전이라는 거대한 전쟁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바이든의 경우 4년 후 82세의 고령이어서 연임의 가능성이 낮습니다.그리고 2년마다 치러 지는 상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의 의석을 넘어 섰을 경우 바이든의 대규모 투자정책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미중의 녹색 인프라경쟁시대…한국의 리스크는?

바이든 정부는 대통령 선거때부터 녹색경제에 올인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번 투자는 도로·항만·공항 현대화와 전기차 전환 등 교통 분야 개선에 6500억 달러, 주거환경 등 생활 인프라 개선에 6500억 달러, 돌봄경제 구축에 4000억 달러, 제조업 부흥과 연구·인력 개발 사업에 5800억 달러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광범한 각종 투자 중 절반이상이 궁극적으로 미국의 2050년 탄소중립목표와 에너지 전환과정을 통한 경제성장인 '그린 뉴딜'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바이든의 녹색경제, 전략도 명분도 좋습니다. 좌파든 우파든 녹색경제에 시비 걸면 인류의 적이 됩니다. 누구든 녹색경제와 신에너지산업육성을 반대하기 어렵습니다.

바이든은 공약에서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해 관련산업에 2조달러를 퍼 넣고 신재생에너지육성에 5조달러를 집어넣고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물론 임기내에 이를 실행할 확실한 기반을 다질지는 불확실합니다.
바이든은 세계 최대로 화석연료 많이 쓰는 중국을 잡는데 탄소세를 무기로 쓸 예정입니다. 탄소배출이 많은 나라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고 트럼프는 관세로 중국을 잡으려 했지만 바이든은 탄소세로 중국을 잡겠다는 것입니다.

산업혁명을 에너지측면에서 보면 결국 농업에서 정보혁명까지 그 배경에는 에너지가 있었습니다. 농업시대는 소와 말이 힘이, 공업혁명시대에는 석탄이, 자동차시대에는 석유가, 그리고 정보시대는 전기가 힘이었습니다. 태양이 하루 지구에 빚 추는 햇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일류가 1년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산업패권은 에너지패권과 같이 갑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서는 '태양'이 힘입니다. 미국의 새로운 바이든 정부는 신에너지에 목숨 걸었습니다. 중국도 미국과 충돌하는 것을 피하려고 신에너지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살짝 에둘러 전기차에 올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35년까지 전기차비중을 50%까지 올려 세계최대의 전기차 제국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2030년까지 탄소피크를 선언했습니다.

새로운 미중전쟁은 신에너지에서 크게 판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치열한 선두경쟁이 신에너지산업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높일 전망입니다. 한국은 두루뭉술하게 그린 뉴딜에 젓가락을 얻고 있습니다. 한국이 진짜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미,중과 차별화되는 것이 무엇인지 것이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미중의 신에너지에서 세기의 경쟁으로 시장이 무한대로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술이 2류로 처지는 순간 갈 데가 없어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어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신SOC경쟁과 신에너지경쟁에서 남의 집 불 구경할 상황이 아닙니다. 우리의 스탠스를 빨리 잡고 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세기의 경쟁에서 오갈 때 없는 3류기술 가진, 3류국가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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