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미제사건' 13년 만에 풀렸다…범인 남긴 DNA 결정적

경찰, 올해 초 절도사건 추적하다 밝혀내
범인 당시 16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08년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뒤 도주한 범인이 13년 만에 검거됐다. 올해 초 저지른 절도 현장에서 DNA를 남기면서 덜미가 잡힌 것이다.

6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파주시 소재 거주지에서 29세 남성 A씨(무직)를 검거했다. 올해 초 발생한 절도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A씨가 13년 전 미제 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2008년 7월 고양시 한 상가건물 여자화장실에서 50대 여성을 성폭행했다. 당시 경찰은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범행 직후 달아난 용의자를 잡지 못했다. 결국 피해 여성에게서 용의자를 채취해 DNA만 데이터베이스로 보관하고 있던 상태였다.

오랜 기간 용의자에 대한 단서가 나오지 않아 해당 사건은 미제 강간 사건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올해 초 범인이 한 가정집에서 절도를 벌였고, 이곳에 DNA를 남기고 가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13년 만에 풀리게 됐다. 절도 현장에서 채취한 DNA가 2008년 미제 강간 사건의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은 DNA 증거를 토대로 약 70일 동안 용의자를 추적해 A씨 검거에 성공했다. 사건 발생 당시 A씨는 만 16세의 고교생이었다. 피해자는 현재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법원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경찰은 "DNA 대조를 통해 오래전 발생한 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할 수 있었다"며 "용의자는 경찰이 이 사건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검거됐으나, DNA 증거에 범행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