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에서 관광으로' 태백시의 미래 석탄박물관…계륵 됐다

계속된 운영 적자로 최근에는 무상 양도까지 거론
태백산국립공원 지정 5주년을 맞았지만, 강원 태백시에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다. 태백산국립공원에 있는 태백석탄박물관과 태백산민박촌의 처리 문제다.

석탄박물관은 사업비 152억원을 투입해 1995년, 민박촌은 42억원을 투입해 1997년 각각 문을 연 태백시의 공유재산이다.

태백시와 국립공원공단은 2016년 4월 7일 이들 공유재산을 국립공원공단이 매각 또는 활용하는 방안 마련 등 13개 부문으로 이뤄진 7개 사항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7개 사항 추진 합의 완료 일주일 후 태백산은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이들 사항의 추진 약속은 지역사회 일각에서 제기한 각종 개발사업 차질 등 태백산국립공원 지정 반대에 대한 대안 사업 성격이었다.

태백산의 국립공원 승격은 1999년과 2011년도 추진됐지만, 지역사회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함억철 태백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당시에도 반대 목소리는 컸다"며 "결국 국립공원공단의 7개 사항 약속이 태백산국립공원 지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 "국립공원 지정 당시 관련 법률도 모르고 매각 합의"
현재까지 국립공원공단은 7개 사항 13개 부문 중 12개 부문을 이행했다.

그러나 석탄박물관과 민박촌 문제는 과거 5년간 제자리걸음이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은 행정재산의 매각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공유재산은 사용 용도에 따라 행정재산과 일반재산으로 구분하고, 태백석탄박물관은 행정재산이다.

김주영 희망태백21 회장은 "법률에 따른 집행이 행정인데, 당시 태백시 관계자들이 관련 법률도 모르고 행정재산의 매각을 내용으로 합의했다면 이는 직무유기이다"고 지적했다.

일반재산인 태백산민박촌은 국립공원공단이 태백시에 연간 1억6천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운영 중이다.

올해 말이면 임대 기간이 끝나지만, 운영적자로 말미암아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
◇"태백시 무관심 가장 큰 원인…해결 방안 마련 시급"
이에 태백시는 태백산국립공원 지정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31일 태백시의회,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태백석탄박물관과 태백산민박촌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간담회를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태백시는 '양여'(무상 양도) 이야기까지 꺼냈다.

석탄박물관은 석탄산업 사양화로 침체한 지역경제를 관광산업으로 되살리겠다며 건립한 태백시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탄광에서 관광으로'라는 태백시의 미래를 상징하는 이들 시설이 '계륵'(버리기는 아깝지만, 쓸모도 없는 것)으로 전락한 원인은 운영 적자이다.

석탄박물관과 민박촌의 최근 3년간(2018∼2020년) 운영 적자만 28억원이 넘는다. 김천수 태백시의회 의장은 6일 "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태백시의 무관심이다"며 "태백시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태백산국립공원의 제 역할을 위한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