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폐업공장들, 문화공간 된다

탄력받는 도심산단 재생

성서 1차 등 휴·폐업 공장
수제맥주·안경역사관 등
복합문화시설 탈바꿈 '한창'
대구 북구 3공단 국제셀룰로이드에서 1970~1980년대 근로자들이 안경을 생산하던 모습. 대구시 제공
공장 이전, 휴·폐업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대구의 산업단지 곳곳에 수제맥주 공장과 안경역사관 등 복합 문화공간이 들어선다. 생산 기능만 있고 주거·교육·문화 기능이 없어 흉물처럼 변해가는 도심 산단을 재생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사업이다.

대구시는 달서구 성서1차산업단지의 공단북로 D금속이 이전한 자리 3499㎡를 리모델링해 신사업 창업기업공간으로 임대하고, 임대공간 중 일부를 수제맥주 아카데미와 체험공간 등 수제맥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고 6일 발표했다. 대구시의 이 같은 계획은 지난해 7월 영입된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홍의락 경제부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시는 산단 내 휴·폐업공간 리모델링용 국비 51억원을 확보해 총 95억원의 사업비로 내년 말까지 조성을 완료하고 2023년부터 본격 운영하기로 했다. 김광묵 시 산단진흥과장은 “산단 내에 근로자는 물론 시민을 위한 편의시설과 젊은 층이 선호하는 수제맥주공간을 확충해 산단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밤만 되면 암흑가로 변하는 산단지역을 근로자와 시민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꾸는 대개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경 공장이 밀집해 안경거리로 통하는 대구 북구 3공단에도 안경역사관과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선다. 시는 한국 최초의 안경 공장이자 한국 안경산업의 태동이 된 국제셀룰로이드 부지 1034㎡ 일대에 아카이브와 체험장·공연장·창작공방 등을 2023년까지 조성해 산업유산 관광 명소로 육성할 방침이다. 국제셀룰로이드는 1946년 설립돼 1963년 안경업계 최초로 홍콩에 3000달러 규모의 안경테를 수출했다.대구 북구 노원동 침산동 일대는 2006년 대구안경특구로 지정됐지만, 해외 바이어가 오거나 외지인이 대구를 방문했을 때 안경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줄 공간이 없었다. 진광식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장은 “80년 한국 안경 제조 역사와 가치를 담은 공간을 조성해 바이어들에게 보여준다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변신하는 대구 안경업계의 마케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공단 삼영초등학교 부지에도 시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8860㎡ 규모 임대형 지식산업센터와 5240㎡ 규모 혁신지원센터 및 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서 3공단의 재생을 촉진할 전망이다. 시는 서대구산단에도 휴·폐업 공장을 리모델링해 창업·중소기업에 저렴하게 임대하고, 산업단지에 부족한 복합문화센터를 지어 청년 유입과 근로자 복지환경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