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이번 재보선에도 적중?…'숨은 표' 관건

'안심번호 도입'에 여론조사 정확도↑…'샤이 진보' 실존 관심
대선 전초전 성격의 4·7 재·보궐선거 투표가 7일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선거에 앞서 실시된 여론조사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질지 주목된다.여론조사 기관들은 역대 선거 때마다 홍역을 치렀다.

전화 응답으로 짚어낸 여론이 실제 투표함 속 표심과는 엇갈린 경우가 많아서다.

선거는 '여론조사의 무덤'이라는 말이 단골로 등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지난 2016년 20대 총선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여론조사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점쳤지만 투표함 뚜껑을 여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1당이 됐고, 새누리당은 122석에 그쳤다.

그러나 잇단 ‘참사’ 이후 선거 여론조사 기법이 고도화하면서 최근에는 조사 수치가 실제 표심과 맞아떨어지는 등 간극이 크게 메워졌다.무엇보다 2017년 안심번호(휴대전화 가상번호) 도입으로 여론조사 표본의 대표성이 증가하면서 조사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작년 4·15 총선 결과가 여당의 180석 확보란 여론조사 예측과 거의 일치한 것도 안심번호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여론조사 정확도가 오른 것은 안심번호를 활용해 무선전화로도 응답을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유선전화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20·30대나 1인 가구 등의 여론 파악이 한결 용이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선거 여론조사의 정확도는 응답의 진실성, 응답자의 실제 투표 여부 등과 얽혀 있어 박빙 지역 승패나 '숨은 표'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상 서울과 부산에서 크게 뒤지고도 '막판 역전승'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여론조사가 갖는 이러한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서울만 봐도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이뤄진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20%p가량 앞섰으나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에 더해 '숨은 표'가 등장하면 승리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에는 이른바 '샤이 진보' 유권자의 의향이 대거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총선의 경우 야권이 마지막날까지 기대했던 샤이 보수표는 결과에 반영되지 않아 신기루에 그친 바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는 곧 민심이다.숨은 표가 위력을 발휘할 수 없을 만큼 대세는 기울었다"며 서울과 부산의 동반 승리를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