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에 산다면? 1층 vs 탑층 [집코노미TV]

본격 콘셉트 10분 토론 '부동산월드컵'

1층 vs 탑층
영원한 난제, 아파트 1층과 탑층.
개인이나 가족의 상황에 따라 위치에 대한 가치도 바뀌는데요. 윤아영 기자와 전형진 기자가 이번엔 아파트 선호층을 주제로 본격 콘셉트 대결을 벌였습니다. 윤 기자는 1층, 전 기자는 탑층을 택했습니다.
여러분이 댓글로 승자를 가려주세요!

▶윤아영 기자
1층!

▷전형진 기자
탑층!
▷전형진 기자
제가 1층에 오래 살아봤습니다. 평생을 아파트 1층에서 살았는데 단점이 너무 많아요. 일단 1층은 사생활이 없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우리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알아요. 1층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밖에서 우리집 보일까봐 항상 커튼과 블라인드를 치고 살아요.

▶윤아영 기자
그럼 사생활이 보호가 되잖아요.
▷전형진 기자
대신 집이 우중충한 거죠. 밖을 볼 수가 없잖아요. 집이 어두워요. 그래서 그 집에서 자란 애들이 좀 어두워요.▶윤아영 기자
ㅎㅎㅎ. 아침 일찍 출근하죠, 저녁에 들어가죠. 해 지면. 어차피 집에서 해 볼 일이 없어요.

▷전형진 기자
휴일엔 집에 있잖아요.
▶윤아영 기자
밖에 나가서 놀아야죠. 요즘 그리고 비타민D 영양제 얼마나 잘 나와 있는데요. 탑층도 블라인드 쳐야 돼요. 새 아파트들 보면 동간거리가 좁다 보니까 내가 아무리 탑층이지만 건너편 동이 뻔히 거실에서 뭐하고 있고, 뭘 입고 입는지가 다 보인단 말이에요.
▷전형진 기자
1층은 건너편 동의 위층 사람도, 그 위층 사람도 보고,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다 봅니다.

▶윤아영 기자
무엇보다 탑층은 엘리베이터 고장나면 얼마나 큰 낭패를 겪는지 아십니까. 실제로 지인이 17층에 사는데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너무 오래된 아파트라 교체를 한대요. 교체에 한 달이 걸린다는 거예요. 한 달 동안 17층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는 것에 포기하고 대피 갔어요.

▷전형진 기자
요즘은 돈 내고 등산도 다니는데 무료로 오르락내리락, 얼마나 건강해집니까.▶윤아영 기자
아이가 있으면 어떻게 할 거예요. 아이 업고서 오르락내리락 할 거예요? 고층, 탑층에 살 경우에 갑자기 지진이 났어, 화재가 났어, 이럼 어떻게 내려갈 거예요. 작년 10월에 울산에 33층 주상복합 화재 났던 거 기억하세요? 그때 진짜 불이 얼마나 무섭게 타올랐는지 고층에 계신 분들이 뛰어내려가질 못 했어요. 아마 당시 화재난 거 PD님이 자료화면으로 넣어줄 겁니다.
▷전형진 기자
지금 도구 쓰는 거예요?

▶윤아영 기자
네.ㅎㅎ 1층에서 화재 나면 최소한 창문으로 뛰어내릴 수 있어요. 떨어져도 안 다쳐요. 1층이니까. 탑층은 어떻게 할 거야. 옥상으로 올라가서 누군가 나를 구조해주기까지 기다려야 돼요. 옥상이 잠겨 있으면 어떡해.

▷전형진 기자
아, 옥상 이제 못 잠가놔요. 법이에요. 옥상으로 올라가서 소방헬기를 기다려야죠. 헬기 타고 병원으로..
▶윤아영 기자
기다려야 되잖아요. 헬기가 언제 올 줄 알고.ㅎㅎ

▷전형진 기자
1층의 가장 큰 단점은 층간소음이에요. 탑층의 장점은 층간소음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 위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런데 1층은 아래로 없고 위에만 있잖아요.
▶윤아영 기자
이게 바로 탑층에 안 살아본 사람이 겪는 오해예요. 탑층에 층간소음에 없다? 아파트의 구조에 따라 다른데 벽을 중심으로 세워진 아파트는 소음이 밑에서 올라오고 대각선으로 올라와요. 분명 나는 탑층인데 자꾸 누가 위에서 뛰는 것 같아. 귀신이 있나? 아니에요. 밑에 층에서 뛰는 소음이 올라오는 거예요. 그런데 더 열받는 건 뭔지 아세요? 아랫집에서 마치 우리집에서 뛰는 것마냥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세요, 하고 올라오는데 알고 봤더니 그 아랫집인 거야.

▷전형진 기자
하지만 내 머리 위에서 발망치를 치는 사람들이 없다는 거예요. 1층은 그걸 당하면 복수를 할 수 없어요.

▶윤아영 기자
이게 당하는 층간소음도 있지만 내가 가해자가 되는 층간소음도 있어요. 1층에 살면 뛰거나 걷거나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요.

▷전형진 기자
하지만 그래서 고층에서 자란 아이들이 가정교육이 굉장히 바르게 잘 돼 있는 거죠. 절대로 막 뛰지 않고.

▶윤아영 기자
그게 가정교육이 아니라 걷지 마, 책만 봐, 이렇게 강제적으로, 강압적으로 교육을 하게 되는 거예요. 요즘 트렌트 교육과는 너무 다른 거예요.

▷전형진 기자
사실 요즘 매트도 잘 나와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윤아영 기자
제가 집에 수백만원짜리 매트를 시공했어요. 했는데도..
▷전형진 기자
수백?
▶윤아영 기자
백만원 이상의 매트를 시공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랫집에서 소음이 들린대요. 이 층간소음은 매트에 돈을 투자하더라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요.

▷전형진 기자
제가 여태까지 본 모습 중에 가장 신나 보이는 것 같은데.ㅎㅎ
▶윤아영 기자
ㅎㅎㅎ
▷전형진 기자
그리고 1층 같은 경우엔 아까 대피하는 거 말씀하셨지만 보안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가 나가는 문으로 도둑들도 거꾸로 들어와요. 그리고 사실 이 얘기까진 꺼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너무 치사해서. 가격의 차이가 심합니다. 1층과 탑층이. 제가 조사를 해봤어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08동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1층이 11억3600만원, 꼭대기 층이 23층인데 12억7100만원. 1억4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더라고요.

▶윤아영 기자
애초에 싸게 사서 들어가서 싸게 팔고 나오는 거예요. 조금 더 싸게. 그 아파트 시세가 올라가면 1층이고 탑층이고 다 같이 올라가는 것이고요. 요즘은 1층 선호하는 세대도 많이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그런데 또 잘 안 나가죠. 이게 또 중개업소들의 골칫거리이기도 한데.
▶윤아영 기자
최근에 확인해보셨어요? 1층이 잘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

▷전형진 기자
음 확인해봤죠. 예..

▶윤아영 기자
정말로?

▷전형진 기자
예..
▶윤아영 기자
아이 이렇게 또 방송에서 거짓말 하시면 안 됩니다.ㅎㅎ 층간소음 문제 때문에 아이가 있는 집들은 1층으로 다 내려가요. 제 지인 중에서도 세 팀이나 1층으로 이사를 했어요.

▷전형진 기자
세 팀이면 가족은 아니라는 거잖아요.
▶윤아영 기자
세 가족입니다. 그리고 제가 진짜 이 얘기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1층이 좋다는 건 전통적으로 인정된 사안입니다. 풍수지리를 보면요. 땅의 기운, 좋은 땅의 기운은 7층까지만 올라와요. 그 위로는 땅의 나쁜 기운만 올라와요. 실제로 기가 약하시고 조금 체력이 안 좋은 노인분들께서 고층 아파트에 사시는 경우에 이런저런 그동안 없던 증상이 생기시거나 우울증을 앓는 사례가 연구결과에 나오고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이건 좀 약간 과학적 신빙성이 의심되는 사례인 것 같아요. 그런데 육아에 관련된 사례 많이 말씀하셨지만 애들 금방 자랍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연애하고 첫키스 해요. 아기 키우는 것 때문에 1층에 살아야 된다, 이건 우리 아이가 어릴 때 4~5년 정도의 문제이지 나중에 올라가야 돼요. 안 그러면, 우리집 1층에 있으면 애들 매일 놀러와요.
▶윤아영 기자
4~5년이라뇨. 최소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애들은 뛰어요.

▷전형진 기자
저학년 정도만 지나면 충분히 입으로만 단속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적인 성장을 한다, 그런 얘기죠.

▶윤아영 기자
아니 애들이 크더라도 1층의 장점이 어디 가지 않아요. 탑층에 살면 결로 문제도 있고요. 난방비도 1.5배 더 들고요. 거기다 조망이 좋다고요? 보다 보면 질려요. 그리고 고소공포증 있는 분들은 너무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게 안 좋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우을증 문제도 있고, 이런 질환 문제도 생길 수 있는데 굳이 아이들이 여기서 살아야 될 이유가 있을까요? 탑층에서? 저는 없다고 봅니다.
▷전형진 기자
지금 아기 몇 살이죠?

▶윤아영 기자
다섯살이죠.

▷전형진 기자
다섯살이면 아직 뛰어 놀 땐가요? 집에서?

▶윤아영 기자
그럼요.

▷전형진 기자
제가 그래서 우리 윤아영 기자님이 몇 층에 사시는지를 조사해왔습니다. ○○동 7○○호에 사십니다.
▶윤아영 기자
ㅎㅎㅎ

▷전형진 기자
1층이 그렇게 좋은데 왜 1층에 안 사시고 7층에 사시는 거죠?

▶윤아영 기자
그것밖에 없었어요.
▷전형진 기자
그럼 매물 나오면 다시 1층으로 이사 갑니까?

▶윤아영 기자
저 그래서 내년에 이사 갈 겁니다.
▷전형진 기자
제가 지켜보겠습니다. 제가 이 등기를 다시 떼봐서, 여기서 윤아영의 이름이 지워지는지 안 지워지는지를 반드시 확인하겠습니다.

▶윤아영 기자
저는 한 번도 탑층을 선호한 적이 없고요. 탑층에 놀러가서도 아 좋네, 하고 말아요. 저는 살라고 하면 정말 1층에서 살겠습니다.
▷전형진 기자
저는 1층에 오래 살았기 때문에 탑층이 너무 부러웠어요. 해가 잘 드는 집, 빨래를 말릴 수 있는 집. 아니면 옥상에 나가서도 이불도 말리고. 그리고 또 아이들도 옥상에서 뛰어놀고.ㅎㅎ 놀이터에서도 놀고 옥상에서도 놀고.ㅎ

▶윤아영 기자
어떤 선택을.

▷전형진 기자
하시겠습니까.▶윤아영/전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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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윤아영·전형진 기자 촬영 김인별·김윤화 PD 편집 김윤화 PD
디자인 이지영 디자이너 BGM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