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그대로인데…" 공시가격 분노, 이의신청으로 이어질까

3월 1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통주택 공시지가에서 전국 최고가 아파트로 등극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청담(PH129)'(왼쪽 하얀 건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근검절약해서 내집마련해서 1주택자가 됐습니다. 팔지도 않을 집인데 집값이 올랐다고 세금을 이렇게 많이 내라니. 실거래가가 올라서 이득을 취했다면 세금을 더 내는 게 맞겠지만 세금 내려고 지방으로 이사라도 가야 하나요. 이런 식이면 주식이나 코인도 많이 올랐던데 차액실현 전이라도 세금 내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각 시도별로 2021년도 개별공시지가 안을 공개하고 열람 및 의견청취를 시작하자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집값이 오른만큼 양도세를 내는 건 모르겠지만 재산세에 종부세에 2중 3중으로 세금을 듣기는 것 같다"는 볼멘 목소리도 제기됐다.

1주택자들의 경우 "차익실현이 된 것도 아닌데 세금부담이 과중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올해 종부세 부과 대상인 9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41만3000가구에 달한다. 이는 전년 28만1188가구보다 47%나 늘어난 수치다. 아파트 공시가격이 작년보다 70% 이상 오른 세종시의 경우 올해 9억 초과 아파트는 1760가구로 작년 25가구에서 70배나 증가했다. 대전의 경우 729가구에서 2087가구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공시가격이 급등하자 관련 열람이 시작된 지난 달 15일 이후 각 지역 아파트 단지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김재식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부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소득이 오르지도 않는데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를 국민 보고 부담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전국 평균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19.08%(서울 19.91%, 부산 19.67%, 세종 70.68%)나 급등했다"면서 "공시가격 이의신청 건수가 지난해 보다 10배는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한다"고 말했다.이어 "같은 아파트 단지, 같은 층, 같은 면적에 거주하고 있지만 두 가구의 공시가격이 다르게 산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12억 원에 팔린 서울의 한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15억 원으로 나온 사례까지 있다는 것이다"라며 "종부세를 내는 아파트는 서울에만 80% 가까이 몰려있어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아파트 51만5,084채 중 서울에만 40만 6,167채, 78.9%) 사실상 ‘서울稅’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시가격이 형평성 없이, ‘깜깜이’로 산정된다는 국민들의 비판에 이 정권은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시가격에 대한 전면 재조사, 동결, 검증센터 운영, 결정권 지자체 이양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부대변인은 "공시가격이 재산세, 종부세와 같은 부동산 세금은 물론,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각종 준조세의 부과 기준이 되므로, 공시가격 상승이 결국 ‘전 국민 보편 증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부도 국민도 다 알고 있지 않은가"라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9억 이하의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률을 10%로 상한을 두자'는 주장을 했다. 정부와 협의된 바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매년 공시가격을 10%씩 올리겠다는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내 소득이 오르지도 않는데, 내 잘못도 아닌, 25번의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집값 폭등에 따른 세금을 국민 보고 다 부담하라는 것에 찬성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26일까지 시내 87만9천402개 필지의 2021년도 개별공시지가 안을 공개하고 열람 및 의견청취를 한다.

열람은 일사편리 서울부동산정보조회시스템(http://kras.seoul.go.kr/land_info)의 '열람·결정지가'에서 확인할 수 있고 토지 소재지 구청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올해 개별공시지가는 열람·의견청취를 거쳐 내달 31일 구청장이 결정·공시한다. 이의 신청은 6월 30일까지이며 이의 처리 결과는 7월 28일까지 신청인에게 통지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