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어쩌나"…쌍용차 법정관리 임박에 차주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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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법정관리行 수순…차주들 "AS 걱정" [이슈+]
# 작년 초 티볼리를 구입한 직장인 이민호씨(30)는 최근 쌍용자동차 대리점을 찾았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우려 소식을 접하고 향후 사후서비스(AS)에 대한 걱정이 커졌기 때문이다.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갈림길에 선 쌍용자동차 차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선 쌍용차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되면 본인의 차 AS를 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선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당장 AS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망했다.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르면 이날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전망이다. 법원은 지난 1일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묻는 의견 회신서를 보냈고, 산은도 이에 조만간 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토대로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씨는 "법정관리에 돌입할 수 있다는 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리점에 문의해 'AS에는 문제가 없다'는 대답을 받았다"면서 "법정관리가 회사의 문을 닫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래도 불안이 가시지 않아 상담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회생절차 돌입을 앞두고 쌍용차 차주와 구입을 앞둔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향후 AS와 관련해 불안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네이버 지식인 등에도 향후 쌍용차의 AS 진행 여부에 관한 문의글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본인을 쌍용차 차주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쌍용차가 파산이 된다면 신차 구매한 지 얼마 안 된 고객들은 AS를 어디서 받나요?"라고 물었고 이용자들이 이에 대답을 달았다. 업계를 비롯한 쌍용차는 AS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부품 생산, 판매 등은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이유에서다.
회사가 혹시라도 망해 문을 닫게 되더라도 법적으로 8년의 AS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점도 차주들의 우려를 조금은 덜어줄 전망이다. 최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으면서 사후 지원은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부품사가 대부분 국내에 있어 물량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고, 국내 자동차 회사의 부품 의무 보유기간이 7~8년에 이르는 만큼 앞으로 AS에 있어 문제가 생기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S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는 앞서 2009년에도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쌍용차가 실적악화, 부채 등의 이유로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서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명이 정리해고 됐고, 이에 맞서 생산직 근로자를 비롯해 정비 관련 근로자까지 77일간 옥쇄파업에 나서면서 AS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2009년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게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에는 노조도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생산, 판매 그리고 AS 모두 정상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이번 법정관리 사태에 책임에 통감하며 사퇴의 뜻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예 사장은 "신규 투자자 유치가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임박해 또다시 헤쳐나가야 할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을 여러분들과 함께 극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임직원 여러분들이 받을 충격과 허탈감을 잘 알기에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온 대표이사로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사퇴 이유를 전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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