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걸린 공공 주도 도심 개발…관건은 주민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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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도심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새로운 방식의 주택 개발 사업이 착착 선도사업지를 모집하면서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다.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은 선도사업지를 선정하고 있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이나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도 수백곳 넘게 신청지가 쇄도하고 있다.하지만 관심을 끌었던 강남권 개발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현재로선 후보지로 선정된 곳도 주민동의 확보 등 만만찮은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국토교통부는 7일 공공재건축 1차 선도사업 후보지 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5개 단지는 용산구 서부이촌동 강변강서맨션과 관악구 신림동 미성건영아파트, 광진구 중곡동 중곡아파트, 중랑구 망우동 망우1구역,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13구역 등이다.사전 컨설팅 공모에 응해 결과를 회신받은 7개 단지 중 5개가 뽑혔다.
기대를 모았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이번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차 등 강남권 2개 단지가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차 후보지에선 제외됐다.국토부는 앞으로도 계속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사전 컨설팅을 벌여 추가 후보지를 뽑을 예정이어서 사업지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컨설팅을 대기하고 있는 신청 지역의 경우 주민 의견 수렴 추이에 따라 공공재건축으로 얼마든지 옮겨올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재건축이나 공공재개발 등 공공 주도 개발 사업이 순차적으로 추진되면 강남권 등 다른 지역 아파트 단지들도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공공재건축은 정부가 작년 8·4 대책을 통해 제시한 재건축 방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사업 시행에 참여해 공공성을 확보하면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법정 상한까지 올려주고 임대주택 등을 기부채납받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앞서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1~2차에 걸쳐 서울 동작구 본동과 노원구 상계3구역 등 24곳을 선정한 바 있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재건축과 마찬가지로 공공이 사업 시행에 참가하되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0%까지 올려주고 임대주택 등을 기부채납받는 방식으로, 작년 5·6 대책을 통해 제시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함에 따라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토대는 마련된 상태다.
이에 더해 정부는 올해 2·4 대책을 통해 공공이 개발 사업의 전면에 나서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과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제시하고 후보지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은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에서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고밀 개발 사업으로, 지자체가 제안한 후보지만 185곳에 달한다.
국토부는 이 중에서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도봉구 창동 준공업지역, 은평구 불광동 저층 빌라단지 등 21곳을 1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
남은 것은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이다.
이날까지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에 각각 27곳씩 총 54곳의 후보지가 접수됐다.
지자체 제안 후보지는 41곳이다.
2·4 대책에서 제시된 새로운 주택 공급방식에 대해 접수된 주민 등의 상담 건수는 770건에 달했다.
대책 내용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조합으로부터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아 사업을 벌이고 주택 등을 사후정산하는 방식에 대해 조합의 거부감이 있었으나 주택시장에서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새로운 도심 주택 개발 방식이 너무 복잡하게 많아 수요자 입장에선 헷갈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재건축만 해도 일반 재건축부터 공공재건축,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 3종류가 있고 소규모 정비사업에도 공공 재건축이 따로 있는데, 인센티브나 기부채납 비율 등이 조금씩 달라 내용을 숙지하기 쉽지 않다.
공공재건축의 경우 LH 등이 조합과의 공동사업이 아니라 단독 시행하는 사업도 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공공 직접시행 재건축과 외견상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선택의 폭을 넓게 해 놓으면 수요자가 자신이 원하는 사업을 고르면 된다"며 "어떤 사업이든 이익이 되는 사업을 선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뉴를 많이 만들어 놓을 테니 각자 처한 상황에 맞는 사업을 선택하라는 뜻이다.
일례로 공공재개발 신청지 중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에 대해선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로 전환하는 방안이 가능하고, 실제로 이와 같은 검토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업이 동시에 추진됨에 따라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 갈등의 소지가 될 우려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이해관계가 달라 사업에 진척을 보지 못했던 조합원 등이 조금씩 내용이 다른 여러 개발 방식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반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저것 메뉴를 많이 내놓는 식당보다는 경쟁력 있는 종목으로 승부 보는 곳이 맛집 소리를 듣는다.
새로운 사업 후보지가 너무 많아지면 앞서 제기된 '현금청산 논란'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2·4 대책에서 제시된 개발 사업지에는 투기를 막기 위해 대책 발표일 다음날인 2월 5일 이후 집 등 부동산을 취득하면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 대상으로 분류한다.
어디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금청산 대상이 될 위험 때문에 빌라 등 주택 구입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LH 땅투기 사건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 방식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사업 부지를 정형화하기 위한 협의를 끌어내거나 공공자가주택을 공급하거나 세입자를 위한 순환정비를 추진하는 것은 공공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공공 주도 도심 개발의 장점이 분명해 이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는 초반 흥행 조짐에 상기된 표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당히 많은 지자체와 정비구역 등의 호응이 있었다"라며 "올 연말까지 부지 선정 목표 등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발표된 공공재건축 지역은 영등포, 관악, 용산, 광진 등 30대 맞벌이 부부들도 선호할 만한 역세권이나 도심 지역이어서 입지가 좋다"며 "공공재건축은 속도와 용적률 등 인센티브가 장점이어서 추진된다면 개발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5개 공공재건축 후보지 모두 500여가구 안팎의 중소 규모 단지이지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종전보다 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는 등 사업성 개선을 전제로 주민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함 팀장은 "이들 사업은 주민 동의가 중요한 만큼 사업에 대한 주민 소통과 꾸준한 홍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이날 발표된 후보지들은 시장에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지역은 아니어서 공공재건축의 설득력 있는 성공사례로 제시되기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2·4 대책에서 제시된 모델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모양새로 발표됐기에 주민들에게 두 모델의 차이를 분명히 알려주고 본인에 맞는 방식을 고를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은 선도사업지를 선정하고 있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이나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도 수백곳 넘게 신청지가 쇄도하고 있다.하지만 관심을 끌었던 강남권 개발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고, 현재로선 후보지로 선정된 곳도 주민동의 확보 등 만만찮은 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국토교통부는 7일 공공재건축 1차 선도사업 후보지 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5개 단지는 용산구 서부이촌동 강변강서맨션과 관악구 신림동 미성건영아파트, 광진구 중곡동 중곡아파트, 중랑구 망우동 망우1구역,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13구역 등이다.사전 컨설팅 공모에 응해 결과를 회신받은 7개 단지 중 5개가 뽑혔다.
기대를 모았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이번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차 등 강남권 2개 단지가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차 후보지에선 제외됐다.국토부는 앞으로도 계속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사전 컨설팅을 벌여 추가 후보지를 뽑을 예정이어서 사업지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컨설팅을 대기하고 있는 신청 지역의 경우 주민 의견 수렴 추이에 따라 공공재건축으로 얼마든지 옮겨올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재건축이나 공공재개발 등 공공 주도 개발 사업이 순차적으로 추진되면 강남권 등 다른 지역 아파트 단지들도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공공재건축은 정부가 작년 8·4 대책을 통해 제시한 재건축 방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사업 시행에 참여해 공공성을 확보하면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법정 상한까지 올려주고 임대주택 등을 기부채납받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앞서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1~2차에 걸쳐 서울 동작구 본동과 노원구 상계3구역 등 24곳을 선정한 바 있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재건축과 마찬가지로 공공이 사업 시행에 참가하되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0%까지 올려주고 임대주택 등을 기부채납받는 방식으로, 작년 5·6 대책을 통해 제시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함에 따라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토대는 마련된 상태다.
이에 더해 정부는 올해 2·4 대책을 통해 공공이 개발 사업의 전면에 나서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 사업과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제시하고 후보지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은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에서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고밀 개발 사업으로, 지자체가 제안한 후보지만 185곳에 달한다.
국토부는 이 중에서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도봉구 창동 준공업지역, 은평구 불광동 저층 빌라단지 등 21곳을 1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
남은 것은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이다.
이날까지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에 각각 27곳씩 총 54곳의 후보지가 접수됐다.
지자체 제안 후보지는 41곳이다.
2·4 대책에서 제시된 새로운 주택 공급방식에 대해 접수된 주민 등의 상담 건수는 770건에 달했다.
대책 내용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조합으로부터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아 사업을 벌이고 주택 등을 사후정산하는 방식에 대해 조합의 거부감이 있었으나 주택시장에서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새로운 도심 주택 개발 방식이 너무 복잡하게 많아 수요자 입장에선 헷갈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재건축만 해도 일반 재건축부터 공공재건축,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 3종류가 있고 소규모 정비사업에도 공공 재건축이 따로 있는데, 인센티브나 기부채납 비율 등이 조금씩 달라 내용을 숙지하기 쉽지 않다.
공공재건축의 경우 LH 등이 조합과의 공동사업이 아니라 단독 시행하는 사업도 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공공 직접시행 재건축과 외견상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선택의 폭을 넓게 해 놓으면 수요자가 자신이 원하는 사업을 고르면 된다"며 "어떤 사업이든 이익이 되는 사업을 선택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뉴를 많이 만들어 놓을 테니 각자 처한 상황에 맞는 사업을 선택하라는 뜻이다.
일례로 공공재개발 신청지 중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에 대해선 공공 직접시행 재개발로 전환하는 방안이 가능하고, 실제로 이와 같은 검토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업이 동시에 추진됨에 따라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 갈등의 소지가 될 우려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이해관계가 달라 사업에 진척을 보지 못했던 조합원 등이 조금씩 내용이 다른 여러 개발 방식을 두고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반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저것 메뉴를 많이 내놓는 식당보다는 경쟁력 있는 종목으로 승부 보는 곳이 맛집 소리를 듣는다.
새로운 사업 후보지가 너무 많아지면 앞서 제기된 '현금청산 논란'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2·4 대책에서 제시된 개발 사업지에는 투기를 막기 위해 대책 발표일 다음날인 2월 5일 이후 집 등 부동산을 취득하면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 대상으로 분류한다.
어디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금청산 대상이 될 위험 때문에 빌라 등 주택 구입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LH 땅투기 사건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 방식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사업 부지를 정형화하기 위한 협의를 끌어내거나 공공자가주택을 공급하거나 세입자를 위한 순환정비를 추진하는 것은 공공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공공 주도 도심 개발의 장점이 분명해 이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는 초반 흥행 조짐에 상기된 표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당히 많은 지자체와 정비구역 등의 호응이 있었다"라며 "올 연말까지 부지 선정 목표 등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발표된 공공재건축 지역은 영등포, 관악, 용산, 광진 등 30대 맞벌이 부부들도 선호할 만한 역세권이나 도심 지역이어서 입지가 좋다"며 "공공재건축은 속도와 용적률 등 인센티브가 장점이어서 추진된다면 개발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5개 공공재건축 후보지 모두 500여가구 안팎의 중소 규모 단지이지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종전보다 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는 등 사업성 개선을 전제로 주민 참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함 팀장은 "이들 사업은 주민 동의가 중요한 만큼 사업에 대한 주민 소통과 꾸준한 홍보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이날 발표된 후보지들은 시장에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지역은 아니어서 공공재건축의 설득력 있는 성공사례로 제시되기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2·4 대책에서 제시된 모델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는 모양새로 발표됐기에 주민들에게 두 모델의 차이를 분명히 알려주고 본인에 맞는 방식을 고를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