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온라인 플랫폼 우월적 지위 남용에 규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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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에 압박 강도 높여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8일 “거대 온라인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면서 소비자에게는 상응하는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규제 법안을 추진 중인 공정위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 압력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경쟁제한하는 킬러인수도 우려돼"
조 위원장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위 창립 40주년 학술 심포지엄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시장의 모습과 경제주체들의 거래양태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하지만 디지털 경제가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에게는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시장접근 기회가 열리게 됐고, 소비자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거래로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플랫폼 시장에서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독과점 현상이 쉽게 나타난다”며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거대 플랫폼이 정보격차를 악용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랫폼이 향후 경쟁 우려가 있는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를 통해 사들이는 행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조 위원장은 “시장에 새로 진입한 혁신기업이 거대 기업에 합병되어 더 이상 유효한 경쟁 압력이 되지 못하는 킬러 인수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라고 했다.
조 위원장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이처럼 플랫폼이 변화시킨 시장 상황에 걸맞게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공정위의 경쟁정책과 소비자정책의 운영 성과를 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8∼9일 이틀간 진행된다. 김종민 국민대 교수는 이날 오후 ‘디지털 경제 시대의 플랫폼 경쟁정책’, 이상승 서울대 교수는 ‘디지털 경제 시대의 기업결합심사’에 관한 발표를 한다. 9일에는 정신동 강릉원주대 교수가 ‘전자상거래법 개정 동향과 향후 과제’에 관한 의견을 내놓는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