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미공개 인터뷰 전격 공개…"집을 지어야 집값 잡히죠" [집코노미TV]

10년 만에 돌아온 오세훈
미공개 풀버전 인터뷰 공개
집코노미TV에선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 2월 23일 전해드렸던 오세훈 시장 인터뷰의 미공개 풀버전 영상과 스크립트를 공개합니다. 원본 영상에선 오 시장의 호칭이 '전 시장'이었으나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맞춰 '오 시장'으로 편집한 점 참고 바랍니다.
▶전형진 기자
집코노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세훈 서울시장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전형진 기자
서울 집값 불안의 원인을 뭐라고 진단하고 계신가요?
▷오세훈 서울시장
결국 집값이 오르는 건 심리죠 심리. 정부 하는 것 보니까 집값이 조만간 떨어질 수 있겠는데, 이렇게 되면 그때부터 안 사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죠.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활용해야 하는데 이 정부가 그런 걸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집권 초기에, 2018~2019년 이때쯤 우리가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빨리 공급해야 한다. 그런데 1~2년 뜸들이다 나온 게, 기억하시겠지만 3기 신도시입니다. 그런데 신도시에 집이 공급된다고 해서 서울 집값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결국 강남 집값이 중요한데요. 아무리 기다려도 강남에 공급된다는 시그널이 없으니까 강남의 집을 사게 되는 것이고, 그리고 이게 서울 전체로 퍼지고, 수도권으로 퍼지고, 전국으로 퍼져서 집값이 엄청나게 오른 것이거든요.최근에 나온 대책들을 보면 집값이 잡힐 것 같지 않아요. 오늘 그 질문을 많이 해주실 것 같아서 제가 설명하진 않겠습니다만, 정부가 내놓는 정책 그 자체가 기대감을 주느냐, 아니면 기다리게 만드느냐, 여기에 달린 문제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전형진 기자
36만 가구를 스피드 주택공급을 하겠다고 하셨는데, 개략적으론 어떤 방안인지 짧게 들어볼 수 있을까요.
▷오세훈 서울시장
결국 저는 강조하는 건 방법론이죠. 어떻게 하면 빨리 공급할 수 있을까. 결국에는 용적률 완화, 높이규제 완화, 그리고 서울시에 주택을 공급하는 부서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요체는 민간의 활력을 활용하는 것.▶전형진 기자
아, 민간.
▷오세훈 서울시장
네. 정부가 자꾸 하려다 보니까 이게 안 되는 거예요. 사실은 돈을 벌고자 하는, 이익을 남기고자 하는 민간이, 토지, 건물 소유자가 집을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게 요체입니다.

▶전형진 기자
공약으로 내거셨던 것 중에 민간을 활성화하는 것도 있고, 구역지정을 완화하겠다, 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건 결국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힘을 실어주겠다, 로 읽어도 되는 건가요?▷오세훈 서울시장
그렇습니다. 공공에서 뭔가 주도하려고 하면 잘 안 됩니다. 왜냐면 되도록이면 많은 이익을 빼앗아가겠다는 신호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공공에서 주도할 이유가 없죠. 주택 노후도라든가 접도율, 호수밀도 이런 기준이 있어요. 재정비사업엔. 그런 것들을 완화해드림으로써 되도록이면 민간이 활발하게 빨리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 이게 요체입니다.

▶전형진 기자
결국에 그걸 종합하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도사업이라는 게 굉장한 한계가 있다, 라고 보시는 거죠.
▷오세훈 서울시장
예 그렇습니다. 민간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을 더 이상하지 마라. 계속 하면 초과이익환수도 그대로 하겠다. 그 대신 공공 트랙으로 옮겨 오면 초과이익환수도 하지 않고 여러 가지로 속도를 내서 빨리 진척시켜주겠다고 하는 동기 부여, 인센티브를 정부 나름대로 제시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 번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볼까요. 이 정부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 정부는 수시로 원칙과 방법을 바꿔서 하는 경제 정책을, 부동산 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었죠. 더군다나 임기 말기입니다. 그러면 이분들이 과연 민간 트랙에서 공공 트랙으로 옮겨 올 것이냐. 아마 망설일 것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공공 트랙으로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보고요. 그렇게 된다고 하면 결국 시간만 버리는 게 되는 거죠. 오히려 속절없이 시간만 버리게 되는 부작용과 역기능이 강하다, 저는 그렇게 비판했습니다.
▶전형진 기자
과거에 오 시장님께서 재임하실 때 4차 뉴타운 후보지를 발표했다가 결국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면서 그걸 철회를 하셨어요. 이번에도 민간 정비사업을 밀어주다 보면 혹시 또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오세훈 서울시장
뭔가 다른 사안하고 오해를 하고 계시는 모양인데요. 그때 뉴타운지구를 발표했다가 철회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워낙 많은 곳에서 우리도 뉴타운 하겠다고 신청이 들어와서 검토하다가 허가를 안 한 적은 있죠.

▶전형진 기자
아하.
▷오세훈 서울시장
아마 그걸 그렇게 잘못 기억하시는 것 같고요. 여하튼 이렇게 민간의 활력을 이용하려고 하면 처음엔 부작용이 좀 납니다. 왜냐면 민간에 기대가 생기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정부가 그 점을 두려워해서 과감하게 주택정책을 펴지 못하다가 오늘날 이렇게 가격이 급등하게 되는 대참사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거든요.
사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냐, 이런 말이 있잖아요. 구더기 무서워하면 장 못 담그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일단 주변의 집값을 조금 자극하는 한이 있더라도 공급물량이 충분히 공급되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을 기다리게 됩니다. 아 이렇게 되면 조금 떨어지겠구나, 안 사죠. 이 원리를 정부가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과감하게 지정할 건 지정하고, 진도 나갈 건 진도 나가도록 민간의 활력을 풀어주는 것, 이게 요체가 되겠습니다.
▶전형진 기자
결국 농사를 꾸준히 지어야 나중에 필요한 시점에 수확을 할 수 있는 것이네요. 이런 게 나왔어요. 한강변 35층룰을 폐지하고 용적률 올려주는 개념이 과거에 하셨던 한강르네상스사업을 다시 하는, 이런 식의 개념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지.

▷오세훈 서울시장
사실은 정확한 용어로 얘기하면 한강공공성회복선언이라고.

▶전형진 기자
아, 네. 한강선언.
▷오세훈 서울시장
그게 뭐냐면 한강변에 있는 재개발·재건축을 하게 되면 높이 제한이 있어요. 35층 높이규제를 풀어서 50층까지 가깝게 지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특혜가 가잖아요. 그것은 공공에서 20~30% 땅을 회수해서 거기에 한강으로 많은 분들이 접근해서 들어가고 자연도 즐길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 이게 한강공공성회복선언이고요.

그렇게 하게 되면, 35층에서 50층 가까이 높이규제를 완화해드리면 건물들이 어떻게 될까요. 날씬해지고 높아지죠. 그리고 동수는 줄여도 됩니다.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되면 이걸 통경축이라고 해요, 바람길도 생기고, 조망도 좋아지고. 그렇게 함으로써 오히려 스카이라인이 형성되죠. 그런데 만약에 35층을 고집하게 되면, 지금 박원순 시정 10년 동안 이걸 고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성수전략정비구역1·2·3·4구역이 하나도 진도가 안 나가는 이런 일이 생겼는데, 그렇게 되면 건물이 뚱뚱해지겠죠. 그리고 많아지겠죠. 결국 경관도 가로막게 되고 바람길도 없어지게 됩니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서 그때 한강공공성회복선언이란 걸 해서 오히려 한강변을 정말 멋진 스카이라인도 만들고, 그리고 많은 주거를 공급하겠다는 게 한강공공성회복선언의 핵심 내용입니다.

▶전형진 기자
이번에도 약간 비슷하게 나올 수 있을까요. 약간 전략정비구역이나 유도정비구역, 과거엔 그런 개념이 있었는데.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 시내 전역에는 2종일반주거지역의 7층 높이규제 같은 것들을 풀어준다든가, 한강변엔 지금 말씀드린 대로 35층 높이규제를 풀어준다든가, 이게 다 유인책이죠. 그러니까 빨리 이 기간에 착공하시면 이익이 납니다, 하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는 것. 그것이 부족한 신규주택 공급의 가장 중요한 방법론이 될 것입니다.

▶전형진 기자
그렇게 신규로 공급하는 것 외에도 기존의 서울시 계획은 계승하겠다고 하셨어요.

▷오세훈 서울시장
그렇습니다.

▶전형진 기자
그런데 공공재개발과 공공참여형 재건축은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하셨는데 이게 기존에 발표된 제도에선 어떤 문제점이 있어서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오세훈 서울시장
결국엔 용적률과 분양가입니다. 용적률 높아지면 다른 제도개선 안 해도 따라오게 돼 있어요, 거의.ㅎㅎ

▶전형진 기자
ㅎㅎㅎ
▷오세훈 서울시장
절실히 원하는 게 그것이거든요. 용적률 450%에서 600%로 올려준다, 그러면 뭐 다른 것 다 안 따라가도 조합 입장에선 이거 빨리 진행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분양가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분양가도 너무 누르려다 보니까 사실 어차피 시가를 따라가는데 눌러놓으면 그 지역에 사는 분들의 분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는 거예요. 특히 소형 면적대 사시는 분들 같은 경우는 부담이 늘어나게 되겠죠. 그래서 그런 민간의 활력을 활용한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 민간이 움직이도록 동기 부여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전형진 기자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까 확실히 이 용어를 선택하시는 데 굉장한 전문성이 돋보입니다.ㅎㅎ
▷오세훈 서울시장
늘 하던 일이라..ㅎㅎ
▶전형진 기자
그리고 또 저희가 분양주택 얘기만 했는데 지난 재임 시절 하셨던 것 중에 장기전세라는 개념이 있었어요. 한경에선 '오세훈 아파트'라고 불렀고, 이걸 과거에 김수현 실장 같은 경우도 자신의 책에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극찬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변창흠 장관이 SH 사장이던 시절에 이게 재정적인 부담이라며 거의 폐지 수순으로 갔습니다. 이걸 이제 어떻게 활용해서 확대하시는 건지.

▷오세훈 서울시장
제가 장기전세주택을 비롯해서 임대 들어가서 20년씩 장기로 살 수 있는 물량을 배로 늘리겠다, 이런 공약을 했는데요. 사실은 SH가 그걸로 적자를 본다고 주장하면서 물량을 줄인 건 정말 거짓말입니다. 왜냐면 장기전세, 물론 되게 싸요. 저렴하게 공급되기 때문에 목돈이 좀 덜 들어오는 건 맞습니다. 그리고 거기 관리비가 들어가니까 돈이 좀 지출되는 게 SH는 좀 싫을 거예요.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까.
그런데 중요한 건 뭐냐면 이 사업을 해서 결국 3만3000가구가 공급됐는데 3만3000가구의 소유권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장기전세주택이니까. 들어와 사시는 분들한테 분양한 게 아니잖아요. 그 소유권이 어디 있을까요. SH에 있어요. 다시 말해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3만3000가구가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합니다. 면적대를 평균을 내서 전용면적 59㎡~74㎡ 정도로 보고 3만3000가구이면 지금 시가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요.

▶전형진 기자
굉장할 것 같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아마 공시가격으로만 따져도 지금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아마 8조~10조 정도 나가지 싶습니다. 제대로 시가로 따지면 15조가 넘을 거예요. 그게 다 서울시 재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거 다 분양했으면 다 사라질 돈이죠. 더군다나 장기전세주택은 기성 시가지에 만듭니다. 재개발·재건축 하는 데서 공공기여분으로 받아낸 것에서 일부 임대주택 공급하고 장기전세주택도 거기 들어가는 것이거든요. 위치가 좋아요. 심지어는 역세권에 있는 것도 많습니다. 가격이 많이 올랐겠죠.
자 그러면 줄여잡아도 10조인데, 아마 제대로 계산하면 15조 이상 나올 거예요. 그걸 20년 동안 살 수 있으니까 앞으로 10년만 지나면 순차적으로 돌아옵니다. 만기가. 그러면 그때는 팔 수 있어요. 그러면 엄청난 또 다른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됩니다. 이건 계산을 싹 빼고 얘길 안 해요. 지금 당장 관리비가 들어간다, 수리비가 들어간다, 그러면서 손해보는 사업이니까 그만 한다. 이건 정말 마음가짐이 정직하지 않죠. 공기업이 이래선 안 되죠. 공기업은 오히려 이런 사업을 늘려가야 장기적으로 볼 때 굉장히 서민주택 공급하고, 한 번 한 가정이 들어가서 20년 동안 살면서 저축해서 이제 제대로 된 본인 집을 살 수 있는, 열심히 일만 하는 그런 주택의 선순환. 이게 가능한 제도인데 그걸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제한하고 물량을 줄여왔습니다. 저는 참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이 변창흠 장관, 그런 의미에서는 10년 전하고 지금하고 하는 말이 너무 다릅니다.

▶전형진 기자
사실 이 장기전세의 개념이 정부가 작년 11월에 발표했던 공공전세의 모델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정부도 이 모델을 가져와서 사업을 하는 게 돼버렸어요.

▷오세훈 서울시장
결국엔 그거 그렇게 손해 난다고 우는소리 하고 물량을 줄이더니.. 박원순 시장 때 물량을 많이 줄였거든요. 그러더니 최근 들어서 지금 정부에서 하겠다는 임대사업 늘린다는 게 거의 대부분 이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무작정 비판했던 거라고 봐요. 전임자 지우기 차원에서 무작정 비판하다가 결국 해보니까 방법이 그것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 설명드린 대로. 이걸 이름만 바꿔서 이런저런 형태로 하겠다고 발표를 한 상태입니다.

▶전형진 기자
그런 식으로 해서 임대시장에 대한 안정도 꾀하고, 말씀하신 것 중에 1인가구 특별대책본부를 서울시에 만든다고 하셨는데 저도 1인가구라서 이 부분은 굉장히 많이 궁금해요.ㅎㅎ
▷오세훈 서울시장
1인가구 숫자가 벌써 10여년 전부터 굉장히 급증하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 서울시내 가구형태의 34%가 좀 넘는 걸로 통계가 나와 있는데, 그러면 결국 10가구 중 3~4가구가 1인가구라는 얘기가 되고요. 이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유럽의 스웨덴 같은 나라는 1인가구 비율이 벌써 50%입니다. 이건 계속해서 유럽이나 우리나라나 비슷한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늘어나는데 이분들이 정말 많은 고통을 겪고 계십니다. 혼자 살기 때문에 불편한 게 많아요. 5대 고통이다, 저는 이렇게 얘길 하는데.

첫째가 20대의 젊은 여성들의 경우는 혼자 살면서 일단 성범죄를 비롯한 범죄에 노출될 게 늘 불안하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십니다. 그래서 이 불안, 그 다음 어르신들은 빈곤과 질병, 외로움에 시달리십니다. 혼자 사시게 되면 경제 형편이 어려울수록 병도 따라와요. 만성질환, 고혈압, 당뇨, 이런 것들이 늘 따라오게 되고요. 그리고 외로운 건 젊은 분이나 연세 드신 분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또 하나, 주거. 주거가 늘 불안하죠. 혼자 살다 보니까.

그래서 이 다섯가지 고통을 줄여들여야 하는데 어떤 것은 보건 파트에, 어떤 것은 복지 파트에, 어떤 것은 주택 파트에 다 흩어져 있기 때문에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돌봄, 보호를 해드리는 데 한계가 있다 싶어서 1인가구안심특별대책본부라는 상설 기구를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부서를 통해서 1인가구에 필요한 다섯 가지 고통을 덜어드리는 그런 행정을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 하는 관점에서 그 공약을 낸 것입니다.

▶전형진 기자
약간 시장 직속의 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네요.

▷오세훈 서울시장
그렇습니다.

▶전형진 기자
그리고 이런 것도 있습니다. 이웃끼리 힘을 합쳐 추진하는 모아주택. 이게 기존의 법에 있는 소규모정비사업하곤 조금 다른 개념인가요?
▷오세훈 서울시장
거의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핵심은 이겁니다. 지금 집 하나를 허물고 새로 지으면 딱 그 크기밖에 안 나오죠. 그럼 한 보통 전용 80㎡ 안팎 되는데, 단독주택이 즐비하게 있는 동네에 들어가면. 그렇게 되니까 동네에 들어갈 때 차 회차하기도 힘들고 주차할 데가 없어서 저녁에 늘 불안해하면서 전화번호 적어놓고 언제 전화올지 불안하고, 이런 여러가지 불안한,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게 되거든요. 모아주택은 그런 걸 해결하고자하는 소규모정비사업인데요. 집을 3~4채에서부터 10채까지, 그러니까 한 3300㎡까지 모아오시면, 마음을 합해서 함께 계획을 제출해주시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많이 모아오실수록 인센티브를 드립니다. 그렇게 되면, 3300㎡ 가까이 되면 지하주차장으로 차가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전용 80㎡ 안팎 집에 지하주차장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그런데 면적이 커지게 되면, 단위가 커지게 되면 지하주차장도 들어가서 동네도, 전체적으로 삶의 질이 올라가는 것이죠. 주거환경이 좋아지는 것이죠.

그렇게 하는 것을 한시적으로 기회를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 이 기회에 옆집 김씨 아저씨, 옆집 박씨 아저씨와 같이 논의해서 이번 기회에 우리 용적률 인센티브도 준다는데 이거 같이 한 번 해가지고 타운하우스 한 번 만들어보자. 그러면 아마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이익이 될 거예요. 여유분은 월세도 놓으실 수 있고. 그래서 이렇게 모아오시라 해서 모아주택입니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서 빨리, 2~3년으로, 한시적으로 시행할테니까 빨리 인허가 절차 들어오셔서 이 기회를 활용하시라, 이런 뜻에서 모아주택입니다.

▶전형진 기자
모아오면 더 드린다.

▷오세훈 서울시장
모아오면 드린다. 그리고 용적률도 더 드린다 해서 More. 그래서 모아주택입니다.

▶전형진 기자
이름 잘 지었네요. 이것도 시장직속주택공급체계의 일환인가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엔 도시계획국이 있고 주택국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택국은 공급하려고 애를 쓰는 부서이고, 도시계획국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도시의 경관이라든가 이런 걸 보호하기 위해서 공급을 오히려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견제와 균형을 하는 그런 부서들이죠. 이걸 한시적으로 통합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택촉진부서를 만들겠다는 거예요. 그러면 과거처럼 한쪽에서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을 모아서 용적률 인센티브도 드리고, 높이제한도 없애고, 뭐 이런 여러 가지.

그리고 지금 용도지역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 1종, 2종, 3종일반주거지역을 전부 통폐합해서 하나로 묶으면서 한 300%로 용적률을 올려드리는 것. 보통 200~250% 얘기하잖아요. 이걸 300%까지 올려드리는 걸 지금 구상 중에 있습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아마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주택공급이, 신규주택 공급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반주거지가 1·2·3종이 있는데 1·2·3종의 구분을 철폐해서. 이거 사실 해도 되는 거예요. 왜냐면 법상 맥시멈이 300%로 돼 있어요. 그걸 서울시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줄여서 지금 운용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시장이 마음을 먹으면, 물론 시의회와 협의해야겠지만 시장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돼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시의회 얘기가 나온 김에, 사실은 과거에 비슷한 문제로 힘드신 부분들이 있었는데. 일단 여당의 시의원들이 굉장히 많은 상황이잖아요. 전에도 그래서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좀 있는데 돌파구가 있나요?

▷오세훈 서울시장
지금 제가 설명드린 걸 쭉 들어보셨으면 아마 느끼는 게 오실 겁니다. 대부분 시의원들이나 구의원들이 민원으로 이걸 해달라는 것입니다. 용적률 완화해달라, 높이제한 해제해달라, 대부분 제가 지금 얘기한 주택을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일들이, 시의원들은 지역 민원으로 들고와서 늘 서울시에 요청하는 건데 서울시가 그걸 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여야로 갈려 있고 당을 달리 해도 이 부분에 관해서는 시의원들과 이해관계가 충돌할 게 저는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면 협조 관계가 형성되리라고 생각하고요. 혹시라도 구체적인 어떤 사안에서 의견이 충돌되면 자세를 낮추고 부탁을 드리고, 협의를 하고, 상의를 해서 잘 될 수 있으리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전형진 기자
자 주택 공급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건 아시다시피 물리적인 시간이 굉장히 필요한 일이잖아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예상 공급시점이 언제가 되느냐일 것 같은데. 이게 말씀하신 36만 가구가 어느 시점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할 것이다, 라는 계산도 혹시 있나요.

▷오세훈 서울시장
바로 진도를 뺄 수 있는 게 8만~9만 가구 정도 됩니다. 실제로 너무너무 낡고, 그리고 안전에도 문제가 있을 정도로 힘드신데, 전임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억제 정책 때문에 정말 냉가슴을 앓으면서 참고참고, 거의 분노에 가까운 그런 상태에 이른 단지들이 여러 군데 많습니다. 예를 들면 여의도에도 몇 군데 있고요. 목동에도 있고요. 그리고 잠실에도 있고, 노원구, 상계동에도 있고 많아요. 여기 저기. 압구정에도 있고. 이런 곳들은 마음의 준비는 돼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이 아직 안 세워졌다, 종합개발계획이 필요하다, 이런 명분을 들어서, 한 마디로 핑계를 들어서 진도를 못 나가도록 억제해놓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곳은 풀겠습니다. 바로 일할 수 있도록 하면 아마 1~2년 내에 가속도가 붙지 않을까, 그래서 첫 삽 뜨는 게 1~2년 안에 가능한, 그런 곳들 8만~9만 가구 정도를 이미 리스트업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이미 진행되던 걸 막고 있던 것부터 풀어서 그런 곳들이 속도를 내게.

▷오세훈 서울시장
그분들은 만나보면 그 분노가 말도 못합니다.

▶전형진 기자
저도 그런 걸 좀 느끼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공무원들 여기 와서 살아보라고 해라. 틀면 정말 녹물이 나와요. 파이프가 삭아서. 그러니까 공무원들이 탁상행정을 해서 그렇습니다. 현장에 가면 누전, 누수에 위험, 자주 변기가 삭아서, 변기에서 내려가는 하수구가 삭아서 엄청나게 고통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는데 그걸 눌러놓고 있어요. 이 정부가 아마 대통령께서 이걸 알면 깜짝 놀랄 거예요. 그런 곳들이, 단지들이 많습니다 지금. 그런데부터 빨리 풀겠습니다.

▶전형진 기자
자 그리고 이번에 서울의 주택공급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일단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왔잖아요. 전임 시장님께선 여기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었고 그래서 중앙정부와 갈등이 컸는데, 그런 제안이 국토부에서 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오세훈 서울시장
사실은 오늘 말씀드렸지만 땅이 없어서 안 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공급을 한다고 발표하려니까 자꾸 국공유지 중에 그린벨트까지 푸는 걸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사실 그린벨트는 웬만하면 안 푸는 게 좋습니다. 꼭 풀더라도 이미 녹지로서의 가치가 훼손된 곳을 잘 골라서 풀면 되고요. 어느 지역의 그린벨트를 풀겠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사실 좀 우리 후손을 위해서 옳지 않습니다.

우린 말씀드린 대로 얼마든지 빨리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지금 안 하고 있으면서 엉뚱하게 공급계획 발표하고 안 될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게 문제거든요. 그 점을 충분히 감안해서 그린벨트는 최대한 보호하도록 하겠습니다.

▶전형진 기자
이건 마지막 질문인데요. 용산공원 하부를 활용하는 계획이 있었어요. 상부는 아시아실리콘밸리로 조성하고 지하로는 교통거점을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과거에도 사실 우리가 용산을 개발하다 좌초했던 아픔이 있잖아요.

▷오세훈 서울시장
사실 제가 일할 때 리먼브라더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이 프로젝트가 좌절됐습니다. 당시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라고 해서 돈을 빌려서 개발하는 거예요. 쉽게 얘기하면. 그러다 보니까 경제위기가 터지니까 방법이 없는 거죠. 그래서 이제 좌초를 했고요.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거기에 더해서 지하에 대심도 터널을 사방팔방 서울의 6가지 방향에서, 강북에서 3군데, 강남에서 3군데의 길이 왕복 4~6차선으로 대심도로 지하로 뚫습니다. 이건 한 20년 내지 30년 장기계획이라는 걸 감안해야 하고요. 그렇게 하고 서울을 환상으로 연결하는 대심도 터널을 뚫게 되면 지금 지상에 너무 막히는 곳들 있잖아요. 출퇴근에 하루에 거의 2시간 가까이 소모하는 시민들이 많으시거든요. 이런 교통을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멀리 갈 건 지하로 들어가고, 가까이 들어갈 것, 진출입로가 필요한 건 지상으로 들어가서 교통이 지상과 지하가 자연스럽게 분리가 되면서 지상구간이 훨씬 빨라질 수 있죠. 그 교통의 결절점이라고 하죠. 회차되는 지하의 공간을 용산으로 삼았습니다.

용산이 이제 마지막 남은 우리의 유휴부지니까 공사하는 김에 용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지하공간 활용하는 방안을 그렇게 세웠고요. 지금 설명하신 대로 지상구간은 우리에게 남은, 정말 보물창고 같은 보고입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용산 미군기지가 나간 곳은 녹지공원, 자연공원으로 만듭니다. 그 주변에 산재 부지가 몇 군데 있는데 이것도 적지 않습니다. 그 산재 부지에 우리의 창업공간. 그리고 또 하이테크놀로지라고 하죠. 4차산업혁명기술. 그리고 문화예술, 이런 것이 융합이 돼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창업공간, 비즈니스 공간을 만들어놓겠다, 한 마디로 말해서 판교같이, 실리콘밸리같이 모여서 일할 수 있는 공간,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게 핵심 개념이고요. 사실 그래요. 호경기엔 이런 일을 시작하면 오히려 경기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불경기에 분양하게 돼서 사업이 오히려 좌초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런 사업일수록 불경기일 때 시작하면 오히려 경기를 진작하는 효과도 있고, 호경기에 분양해서 사업이 오히려 더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그런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그래서 용산공원 상부를 아시아의, 동북아의 실리콘밸리, 다시 말해서 취·창업공간으로 만들겠다. 그리고 서울에 회사가 들어오고, 기업이 들어오고, 사람이 들어오고, 투자가 몰리는 그런 곳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집코노미TV 시청자분들과 시민분들께 하실 말씀 있으시다면 카메라를 보고 한 번..
▷오세훈 서울시장
정말 열심히 뛰어서, 제가 임기를 못 마친 원죄도 있으니까요. 그것까지 해서, 더 열심히 해서, 분골쇄신해서 서울의 안정, 발전,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뛰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고맙습니다.▶전형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편집 김윤화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