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동산 투기의심 공무원 3명 적발…고발·수사의뢰

업무상 취득정보 활용 토지매입 의심 1명, '가짜 농부' 2명
농지법 위반 일반인 51명·지분 쪼개기 기획부동산 6곳도 수사의뢰

경기도는 공직자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실시한 1차 자체 조사에서 도청 소속 직원 3명의 투기 의심 사례를 적발해 고발 또는 수사 의뢰했다고 9일 밝혔다.
조사 결과 도가 주도하는 6개 사업지구 내에 토지를 소유한 직원은 모두 4명으로 파악됐으나 모두 상속으로 취득해 투기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사업 지구 내 아파트 다수거래자 13명을 발견해 심층 조사를 진행했으나 동일 지역 내 주거지 이동이나 분양 등 정상 거래로 확인됐다.

그러나 사업지구 인접 토지 소유 및 거래 현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투기 의심자 21명을 발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감사를 벌여 도청 소속 직원 3명을 적발했다. 나머지 18명은 법령 위반이나 투기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17년 11월 평택시 포승읍 임야 116㎡를 기획부동산 추정 법인을 통해 지분으로 매입한 데 이어 2019년 7월 이 토지와 인접한 임야 56㎡를 같은 법인을 통해 매입했다.

A씨가 당시 현덕지구 개발사업 협의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업무상 취득한 정보로 토지를 매입한 단서가 일부 발견돼 고발 조치했다고 도는 설명했다. B씨는 2018년 3월 평택시 현덕면 농지(2천500㎡)의 일부 지분(33㎡)를 사들이면서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는데,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 당시 나이와 직업을 61세 주부라고 속였다.

C씨는 공무원 임용 전인 2015년 10월 지인 2명과 함께 현덕면 4천960㎡를 공동으로 취득한 뒤 일부인 2천980㎡를 올해 3월 매도했다.

이를 통해 C씨와 지인 2명은 6억원대의 매도 차익을 얻었으며, 이 중 C씨의 차익은 1억2천만원이라고 도는 분석했다. C씨도 B씨와 마찬가지로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고 실제로 영농행위를 하지 않았다.

도 조사단 관계자는 "B씨와 C씨의 경우 직무상 개발사업과 관련된 정보를 취득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고, 심층감사에서도 부동산 매입과 업무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공직자로서 실제 영농행위를 하지 않고 허위로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던 만큼 농지법 위반으로 판단해 수사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는 B씨 관련 조사 과정에서 해당 농지(2천500㎡)의 지분을 나눠 함께 매입했거나 전에 소유했던 일반인이 48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했다.

도는 이들 48명과 C씨의 지인 2명 등 51명도 허위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의뢰했다.

이 밖에 도는 조사 과정에서 지분쪼개기로 토지를 판매한 기획부동산 의심 법인 6개와 관련자 1명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했다.

경기도 반부패조사단은 지난달 11일부터 평택 현덕지구, 용인 플랫폼시티 등 경기도 주도 6개 개발사업지구에 대해 공직자 투기 여부 감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2013년 이후 현재까지 경기도청 및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근무했던 직원과 친족 1만8천102명이다.

도 조사단은 도내 3기 신도시와 100만㎡ 이상 택지개발지구 7곳을 대상으로 도청 전·현직 직원과 그 가족의 투기 여부도 감사 중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개발예정지 안팎의 토지를 가족 명의로 매입해 투기 혐의를 받는 경기도청 전 기업투자유치담당 팀장을 8일 구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