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일본 자위대 코로나 '집단감염'…체육대회 후 회식

감염자, 2명에서 21명으로 '확대'
체육대회와 회식 후 코로나19 증상 나타나
아프리카 지부티에 배치된 자위대 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야마자키 고지(山崎幸二) 자위대 통합막료장(한국 합참의장 해당)은 8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부티 주둔 자위대원 2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발표했다.지부티 주둔 부대는 지난달 28일 약 130명의 대원이 참가한 체육대회를 열었고, 체육대회를 마친 뒤 밤 9시30분께까지 술이 제공된 회식이 진행됐다. 행사 후 일부 대원의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2명의 감염이 처음 확인됐고, 전체 감염자는 전날까지 21명으로 대폭 늘었다.

해외에 파견된 자위대 부대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부티 자위대 기지엔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 부대원 약 60명을 비롯해 경비 등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육상자위대원 약 80명·해상자위대원 약 30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 중 감염자는 지원대원 19명과 P3C 초계기 부대원 2명이다.

야마자키 막료장은 부대 기강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집단 감염 경위를 규명해 철저한 감염 방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지부티는 일본이 아프리카 소말리아 주변 해역의 해적을 대처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파견한 자위대의 활동 거점이다. 일본 정부는 2009년부터 해상자위대 호위함과 P3C 초계기를 투입했다. 이를 통해 소말리아 해역에서 민간선박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일본 정부는 소말리아 주변 해역의 해적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임무 기간을 1년씩 연장해왔다. 자위대가 철수할 경우 해적 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 부대의 임무 기한은 올해 11월19일까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