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효과 떨어뜨릴 애플 대신…" 中과 손잡는 美 기업들

'애플 개인정보 보호 업데이트 피해가자'
P&G 등 美 기업, 中과 손잡아

애플의 아이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디지털 표적광고 어려워질 전망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과 손잡고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책을 무력화할 수 있는 ‘우회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으로 아이폰 이용자의 정보 수집이 제한되면 광고효과가 좋은 디지털 표적광고를 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광고협회와 중국 기술·무역기업 여러 곳이 진행 중인 ‘애플 우회’ 기술 개발 및 시험에 미 기업 프록터앤갬블(P&G)이 참여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G 외에도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도 관여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CAID 기술은 알고리즘을 활용, 앱 이용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기기 시작 시간, 국가와 언어 등이 수집 가능한 정보다. 중국법상 정보 대부분은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앱을 통한 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텐센트,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주요 기술기업들도 관여하고 있다. 다만 애플이 자사 정책에 위반하는 앱 다운로드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CAID 기술이 어떻게 작동될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

애플은 조만간 아이폰 사용자가 앱 등을 통한 정보 수집에 동의할지 여부를 직접 기입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예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의 정보 보호도는 높아지는 반면 주요 광고주인 기업들에게는 비상이 걸리게 된다. 그동안 기업들은 수집한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표적광고를 해 왔다. 개인 정보를 활용했기 때문에 광고가 실제 구매에까지 이르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애플의 조치에 가장 강력 반발한 곳은 소셜미디어 운영기업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의 주요 수익원이 디지털 광고이기 때문이다. 표적광고를 하지 못해 광고효과가 떨어지면 페이스북이 광고주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은 그동안 “애플의 조치는 소상공인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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