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제조합, "특정 공제조합만 산업 전반 보증 취급하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개정안 철회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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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대형업체만 ‘쏙 빼가는’ 핀셋 영업, 대다수 중소 건설사는 소외건설공제조합이 특징 공제조합에 특혜를 주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엔산법) 개정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타 업역에 대한 전문성 부족, 출혈경쟁 유발 등 공제조합 동반 부실 우려
건설공제조합(이사장 최영묵)은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개정에 전면 반대하고 총력 저지하겠다고 9일 밝혔다. 건설공제조합은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신정훈 의원실을 방문해 본 개정안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전문건설공제조합·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등 건설 관련 3개 공제조합이 연명으로 마련한 탄원서(사진)를 제출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 엔지니어링 활동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 활동이 ‘포함’된 제작·설치·공사 및 감리나 건축사가 수행하는 설계에 대해서도 보증, 공제 등의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건설공제조합을 포함한 건설 관련 공제조합 3사와 건설업계는 이번 개정안이 엔지니어공제조합의 사업 범위만을 일방적으로 확대시키는 특혜이며, 개정안 이전부터 수년간 지속된 불법 영업 논란에 대한 합법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엔산법 개정을 통한 건설사의 금융기관 선택권 확대는 표면적인 명분일 뿐 결국 목적은 특정 기관의 수익추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게 건설공제조합의 설명이다. 특히 개정안은 상호부조의 정신에 입각해 중소 건설업체 육성과 보호를 존재이유로 삼는 건설 관련 공제조합과 그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 및 건설업계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건설금융 생태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건설사업자 중 극히 일부의 우량업체 물량만을 선별적으로 인수하고 있으며, 이번 개정안으로 사업 범위가 합법화·확대될 경우 그 극심한 편식 현상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건설 관련 공제조합들의 자산건전성 악화가 발생할 수 있고 대다수의 힘없는 중소·중견건설사에 대한 보증인수 거부 또는 수수료 인상 등 부담전가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건설공제조합의 주장이다.
국내에는 산업 전반에 걸쳐 25개 이상의 산업별·업역별 공제조합이 존재한다. 각각의 카테고리 안에서 산업별 균형발전 및 중소 사업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은 “유독 엔지니어링공제조합에 대해서만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보증을 허용한다면 이는 시장 질서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7만3000여 중소건설사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각 공제조합들의 타 산업 분야에 대한 포괄적 사업허용을 요구하는 법 개정안이 쇄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