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 BTS 군 공백, 저스틴 비버·아리아나 그란데 메운다

방탄소년단 입대 우려
저스틴 비버·아리아나 그란데 영입으로

빅히트 美 유명 기획사 이타카 인수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제공
방탄소년단 멤버들 군대 가는 걸 걱정했더니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를 데려왔다. 미국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회사를 10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2000억 원)에 지분 100%를 매입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하이브)는 한국을 넘어 명실상부 글로벌 엔터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방탄소년단은 빅히트의 장점이자 리스크였다. 내놓는 앨범과 음원들이 한국은 물론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 정상에 오르고, SNS 점유율도 절대적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그룹이 방탄소년단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방탄소년단의 놀라운 인기와 함께 빅히트는 성장했다. 서울 용산에 사옥을 짓고, 상장 후 곧바로 엔터 대장주 자리에 안착했다. 코로나19로 방탄소년단이 예정했던 스타디움 월드 투어가 중단됐음에도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2020년 5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콘서트 티켓 분석 사이트 데이트 투어링은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10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은 191개 지역에서 99만 3000명의 유료 온라인 관객이 시청했다"며 "수익 역시 지난해 온라인 콘서트를 연 가수 중 가장 높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빅히트 매출에서 방탄소년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만큼 군 공백기에 대한 우려는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빅히트는 상장에 앞서 여자친구 소속사이 소스뮤직, 세븐틴과 뉴이스트가 있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2019년 97%에 달했던 방탄소년단에 대한 매출 비중이 2020년 85%까지 낮아졌다. 올해엔 60%까지 줄어들 거란 관측도 나왔지만, 방탄소년단의 존재감은 그럼에도 절대적이었다. 더욱이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 1992년생인 맏형 진(본명 김석진)은 2018년 5월 병역법 개정으로 만 28세부터는 특별한 사유 없이 병역 연기가 불가능하기에 올해 안에 입대해야 한다.

진과 막내 정국(전정국)의 나이차이는 5살. 막내와 맏형의 나이차이가 5살 터울이었던 슈퍼주니어가 '군백기'만 10년이 있었다는 걸 고려하면, 방탄소년단 역시 군 복무로 인한 활동 공백에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빅히트와 손잡은 이타카, 어떤 곳이길래


올해 1월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와 협업을 발표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선 빅히트는 지난 2일 미국의 대형 레이블 이타카 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국내를 넘어 미국 엔터테인먼트 사업 중심에 서게 됐다는 평가다. 이타카 홀딩스는 세계적인 프로듀서로 꼽히는 스쿠터 브라운이 이끄는 종합 미디어 지주사다. 스쿠터 브라운은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싸이의 미국 진출을 도우며 국내에서도 알려진 인물. 저스틴 비버를 발굴했고, 2013년엔 타임즈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2020년 포츈지 선정 '40세 미만 40인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 인물'에 선정됐다. 이타카 홀딩스의 자회사 SB프로젝트에는 저스틴 비버를 비롯해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돼 있다. 2020년 이타카 홀딩스의 당기 순이익은 2046억 원. 빅히트의 순이익 861억 원보다 높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로 선정되기 전까지 해당 상의 절대 강자는 저스틴 비버였다. SB프로젝트는 SNS를 활용한 홍보에 강점을 지녔고, 방탄소년단의 팬덤 역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결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한국 아티스트가 미국 활동을 할 경우 매출의 일부 요율을 수수료로 현지 에이전시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의 투어 규모를 고려하면 빅히트는 지급 수수료를 내재화 할 수 있는 연결 자회사를 통해 수익성을 증대할 방안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시너지는 시작됐다…기대감 '꿈틀'


빅히트의 이타카 홀딩스에 대한 인수를 통해 사업자간 향후 시너지가 기대되면서 주가도 요동쳤다. 방탄소년단 부재에 대한 우려도 완벽히 벗었다.
/사진=빅히트 제공
저스틴 비버는 빅히트 합류에 "대단한 팀과 협업하는 것, 그리고 글로벌 음악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 몹시 흥분된다"며 "우리는 모든 방면에서 지원받을 것이고, 한 팀으로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방탄소년단도 "(저희가) 정말 좋아하고 즐겨듣는 아티스트 분들이 한 가족으로 함께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새로운 식구가 된 동료 아티스트분들과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10만 원대에서 거래됐던 빅히트였다. 인수 소식이 알려진 후 증권가에서는 줄줄이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20만 원 대인 현재 수준의 2배가 넘는 50만 원대 목표 주가가 등장하기도 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 목표 주가를 35만 원에서 40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 연구원은 "빅히트의 미국 레이블 인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이벤트지만 국가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자국 문화와 비즈니스를 주요 7개국(G7) 선진국에 수출해 판도를 뒤집어 놓은 첫 사례"라고 평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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