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40마리에 피 묻은 반창고까지…中 배달음식 '경악'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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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77]
식당 측 "재료 손질하다가 실수로"
40마리 바퀴벌레 등장 사례도…15일 휴점 조치
식약처 "해외 실사 결과, 위생불량 1위 중국"
"닭고기살처럼 보이길래 들어올렸더니 피 묻은 반창고가 나왔어요."지난 4일 중국 광둥성에 거주하고 있는 오 모 씨는 "배달음식을 시켜서 막 먹기 시작했는데, 음식 맛이 이상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해당일 저녁 7시 배가 고팠던 오씨는 앱을 이용해 저녁식사로 닭찜과 가지구이 등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음식을 받고는 이내 식욕이 뚝 떨어졌다고 합니다. 배달음식에서 피로 추정되는 액체가 묻은 반창고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격노한 오씨는 사진을 찍어 직접 가게로 찾아가 사장에게 따져물었다고 합니다. 음식점 관계자는 "신입 직원이 파를 다듬으면서 손을 다쳐 반창고를 붙였는데 닭고기 손질 과정에서 들어간 것 같다"며 "음식값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하겠다"고 했습니다.
음식점 "닭손질하다 들어간 것…5배 보상하겠다"
최근 중국에서 배달음식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중국에서도 배달 앱을 활용한 음식 주문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식품 위생 문제가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지난 5일 오씨의 사례를 보도한 중국 광둥방송국은 "결국 가게 직원은 해고됐다"며 "처음에는 취재를 거부했는데, 이후 전화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배달업체는 가게 측에 빠르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식품 위생을 시정하도록 조치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오씨는 "반창고 주인이 어떤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지 누가 아냐"며 "정말 불쾌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중국에서는 최근 배달음식에서 각종 이물질이 나오는 등 식품위생 문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중국 장춘시에도 한 시민이 배달음식을 먹다가 곤충을 발견해 발칵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소비자였던 송씨는 이날 57.8위안(약 9900원)짜리 전복밥을 아침식사로 주문했는데, 식사 직전 작은 벌레를 음식 속에서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송씨에 따르면 상점 직원은 "모든 음식은 진공 포장돼 배달되고 있고, 벌레는 아마 바다에 사는 곤충일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음식점 관계자가 환불을 거부하자 분노한 송씨는 "음식점주는 나를 사기꾼으로 아는 듯하다"며 "소비자권익보호법에 따라 1000위안(약 17만원)의 배상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배달업체는 송씨에게 환불을 약속하고 배상금 액수를 조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40마리 바퀴벌레 등장 사례도…15일 휴점 조치
중국의 식품 위생 문제는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9년 3월에는 중국 광둥의 한 소비자가 회사 동료들을 위해 배달음식을 주문했는데, 한 번에 40여 마리의 바퀴벌레가 나와 중국 사회가 발칵 뒤집힌 일도 있었습니다. 식사 도중 한 동료가 바퀴벌레를 발견했고, 뒤이어 다른 동료들까지 음식을 샅샅이 뒤져본 결과 모두 40여 마리의 벌레가 나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해당 소식은 직원들이 직접 온라인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결국 이 음식을 만든 업체는 15일간 휴업 조치가 내려졌다고 합니다.국내에서도 중국의 식품 위생·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알몸 절임 배추' 영상이 공개된 데 이어 염색 감귤, 염색 파, 맨발로 쌀을 씻는 노동자들의 모습 등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중국산 농산물 파동이 일고 있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농수산식품 수출국이자 최대 수입국입니다. 한식에 많이 쓰는 고추, 당근, 마늘, 양파, 대파 등이 기업, 학교, 음식점 등으로 공급되고 있어 중국의 식품 위생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9년 한국으로 식품을 수출하는 해외제조업소 458곳을 실사한 결과 위생불량 적발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으로 나타났습니다.중국의 심각한 식품 위생이 우리 국민의 건강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벼이 내버려 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수입 농수산물 및 식품에 대한 국내 관계 당국의 엄격한 관리 감독이 '먹거리 공포'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