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바뀐 서울·부산시…'물갈이 인사' 시작

친정체제 세우는 오세훈 시장

부시장들 잇단 사의 표명
간부들과 상견례 자리에서
"칼 휘두르는 일은 없을 것"
안철수 측근 합류 가능성도

박형준 시장은 '원포인트' 인사
"당분간 조직 안정 주력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친정체제 구축에 들어갔다. 서울시 부시장들이 잇따라 사의를 밝힌 가운데 오 시장은 전임 시장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첫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보궐선거 이후 대대적 인사태풍이 불 것이란 예상이 많았던 서울시와 부산시 모두 일단은 ‘핀셋 인사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사로 인한 조직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사표를 제출한 김우영 정무부시장은 이날 면직처리됐다. 김 부시장은 민선 5·6기 서울 은평구청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자치발전비서관을 거쳤다. 고(故) 박원순 시장의 정무조직인 이른바 ‘6층 사람들’ 중 서울시에 남아 있는 마지막 인사였다.서정협 행정1부시장과 김학진 행정2부시장도 오 시장에게 사의를 밝혔다. 다만 1급 이상 간부들의 거취에 대해선 오 시장의 지시나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이 바뀐 뒤 1급 이상 간부들이 모두 교체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 아니다”며 “이번에는 인사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시 내부에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간부들과의 상견례에서 “전임시장 초기 때처럼 마구잡이 칼을 휘두르는 일은 분명히 없을 것”이라며 “방향을 바꿀 때에는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이 조직 전체를 뒤흔들지 않고, 꼭 필요한 인사만 단행하는 ‘핀셋 개편’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 전 시장의 아이디어로 구성됐던 조직의 경우 폐지되거나 축소될 공산이 크다는 게 시 안팎의 관측이다. 청년청·서울혁신기획관·서울민주주의위원회·남북협력추진단·도시재생실 등이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주택 공급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도시계획국을 주택국과 통합해 시장 직속으로 두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반면 서울시 산하기관장은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서울시복지재단 대표, 서울장학재단 이사장,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 서울연구원장,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서울관광재단 대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등이 공석이거나 사직·임기 만료 등으로 교체 대상이다.

오 시장과 서울시 공동운영에 합의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인사가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도 많다. 일각에선 정무부시장과 일부 정무·별정직을 안 대표 측에서 가져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인사를 단행했다. 비서실장에 김봉철 재정혁신담당관, 행정자치국장에는 김광회 상수도사업본부장을 8일 임명했다. 박 시장은 또 조직개편과 정책의 틀을 점검하고 담당할 자문조직인 ‘부산미래혁신기획위원회’도 발족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미래혁신기획위원장을 맡았다.정무직 중 최고위직인 경제부시장에는 성희엽 캠프 공보실장과 이성권 전략기획본부장이 거론된다. 성 실장은 1990년대 박 시장과 함께 시민단체 활동을 했고,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에서도 같이 일한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다. 박 시장은 공직 개편에 대해 “아주 최소한의 인사만 하고, 당분간 공직사회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며 “시정 방향에 맞게 강화해야 할 부분과 관련해서는 철학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뽑아 정기 인사 때 조정하겠다”고 했다.

하수정/부산=김태현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