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미만 백신 접종 차질…'11월 집단면역' 이상 없나

2분기 접종제외 대상만 64만명…백신수급 불안 속 접종차질 우려
정부가 11일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다음 날인 12일부터 재개하기로 했으나, 일각에서는 국내 접종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부작용으로 특이 혈전증을 꼽은 데 이어 정부도 연령별 접종 위험을 분석한 끝에 30세 이상에게만 접종하기로 결정하면서, 백신 접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30세 미만을 제외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백신 접종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2분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 중에서만 30세 미만이 64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별도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이에 관한 정부의 공식적 답변은 '향후 국내의 백신 수급 상황 등에 따라 30세 미만에 대한 접종 계획을 재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권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면서 "백신 수급과 도입 상황에 따라 어떤 백신을, 어떤 시기에 놓을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보완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정 단장은 "얀센(존슨앤드존슨)이나 노바백스 백신 등에 대한 도입 협의를 진행하는 상황이고, 화이자 백신도 더 조기에 받을 수 있는 것을 협상하고 있기 때문에 백신 공급계획이 추가적으로 결정되면 그 공급계획의 범위에 따라서 접종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재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 상황이 불안한 상황이고, 이로 인해 얀센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은 국내 초도물량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사정 때문에 향후 백신 접종 일정이 틀어지면서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면서 향후 접종 참여율이 이전보다 하락하면 접종을 계획대로 진행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칠 변수가 될 거라는 의견도 있다.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앞서 만 65세 이상에 대한 효과성 논란이 일었고, 이후에는 혈전 부작용 문제까지 겹친 상태다.

지난 7일 0시 기준 전국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 및 초중고교 보건교사의 접종 동의율은 68.9%로,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의 접종 동의율(93.7%)이나 병원급 의료기관 종사자 동의율(88%)에 비해 다소 낮았는데 이보다 더 감소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결국 현재로선 백신을 조속히 확보하고 신뢰도를 회복하는 게 관건인 셈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상반기에 주로 써야 하는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인데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이라 접종률이 떨어질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다른 옵션을 정부에서 빨리 확보해주는 게 필요한 상황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확보한 백신 1천808만8천회분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천67만4천회분(59%)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시 치명률이 높고 중증 진행 위험이 비교적 높은 60대 이상에 대해서도 "65∼74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배정돼 있는데, 접종 계획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분들의 경우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더 많아서 과학적 접종 근거는 충분하지만, 얼마나 소통으로 해결하느냐가 문제"라고 설명했다.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률을 높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안전한 백신을 맞춰서 국민들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접종의 목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