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출판 콘텐츠 M&A·협업 바람

원스토어, 로크미디어 인수
예스24와 합작법인도 설립

밀리의 서재·브런치 공동작업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 운영
로크미디어의 대표 웹소설 ‘달빛 조각사’.
웹소설·웹툰 시장이 급성장하고 전자책 구독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는 등 출판·콘텐츠업계가 격변기를 맞으면서 콘텐츠 플랫폼, 서점, 출판사, 유튜브 채널 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콘텐츠 플랫폼이 출판사를 인수한 뒤 직접 웹소설과 웹툰을 생산하고, 전자책 구독 플랫폼과 블로그 플랫폼이 손잡고 독점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앱마켓 자회사인 원스토어는 최근 장르 소설 전문 출판사인 로크미디어를 인수하고,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웹소설·웹툰 제작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로크미디어는 판타지, 로맨스, 무협 등의 장르물과 웹소설·웹툰 등을 제작하는 출판 전문 기업이다. 1200여 종의 콘텐츠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700여 명의 작가와 계약을 맺고 있다. 원스토어는 로크미디어 인수로 확보한 콘텐츠를 이 회사가 운영하는 콘텐츠 서비스 원스토어북스와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네이트의 툰앤북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예스24와 공동으로 설립한 스튜디오 예스원을 통해서는 독자적인 웹소설·웹툰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직접 작가를 발굴하는 방식으로 웹소설과 웹툰을 제작한 뒤 이를 게임·영화화하는 방안을 그리고 있다. 원스토어 측은 “지난해 스토리 콘텐츠 분야의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점 콘텐츠 확보를 위한 플랫폼 간 협업도 활발하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블로그 서비스 브런치는 공동으로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브런치 이용자들이 블로그에 연재한 글을 기고받아 심사한 뒤 선정된 작품을 전자책으로 출간해 밀리의 서재에서 독점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모두 20권의 전자책을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브런치는 출판에 특화된 블로그 서비스다. 일정 기준의 심사를 통과한 이용자만 블로그를 개설하고 글을 쓸 수 있다. 글솜씨가 좋은 일반인 작가 지망생의 비중이 높아 출판사들 사이에서 신진 필자를 발굴하는 주요 통로로 여겨진다.인기 유튜브 채널과 기존 출판사가 협업해 책을 출간하는 사례도 있다. 구독자 132만 명의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를 운영하는 미디어 기업 이브로드케스팅과 출판사 포레스트북스는 합작 출판사 페이지2북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브로드케스팅은 삼프로TV 출연진을 필자로 섭외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책을 홍보·마케팅하는 역할을 맡고, 포레스트북스는 원고를 편집해 출간한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13권의 투자 관련서를 출간했다.

한 출판사 마케팅 담당자는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케팅할 수 있어 비용 부담 없이 책을 널리 알릴 수 있다”며 “양호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형 멀티채널 네트워크(MCN)인 샌드박스네트워크도 출판 편집자를 채용하는 등 출판업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샌드박스 소속 유튜버들의 책 출간을 지원하고, 출간한 후에는 샌드박스의 채널을 활용해 마케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