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마태효과 vs 마가효과

 
 조직 내에서 경쟁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내려면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리더가 달성해야 할 조직목표와 업무성과 창출을 위해 개인 간 그리고 조직 간 경쟁의 적정선은 어디까지 일까? 경쟁이 없다면 조직은 과연 매너리즘에 빠지는 걸까? 리더들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포 브론슨의 <승부의 세계>에는 마태효과와 마가효과의 이야기가 나온다. 마태효과라는 말은 사회학자인 로버트 머톤이 1968년에 만든 것이다. 경쟁 초기에 앞선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취약한 다른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점점 더 벌리면서 훨씬 더 좋은 인적, 물적 자원들을 충분히 공급받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우수한 학생들은 우수한 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우수한 교사들에게 지도를 받고, 우수한 선수들은 우수한 팀에 발탁되어 거기서 우수한 코치들에게 훈련을 받아 앞서간다는 것이다.

  이 마태효과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라는 성경 마태복음 구절에서 나왔다. 반대로 마가효과는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리라‘는 성경 마가복음 구절에서 나왔다. 이 마가효과라는 말은 2009년 시카고 대학 메튜 보스너가 한 말로서 마태효과와 반대로 행동하면 즉 취약한 경쟁자들을 붙들어주기 위해 자원을 재분배하려고 할 때마다 나타난다고 했다.

  이 세상에는 상대 경쟁자들이 불평등한 상황에 처할 때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들이 무한하다. 즉 경쟁은 서로 평등한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재점검해야 한다.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서가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으니 경쟁 자체가 무의미해 질 수 밖에 없다.   이를 보면 리더는 조직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조직성과 창출과정에서 앞서가는 사람들을 격려하고, 취약한 경쟁자에게도 자원을 재분배하여 그들의 역량을 상향케 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고 시너지를 내도록 해야 한다.이러한 역량개발 노력과 이를 통한 성과를 위해 인사평가 기준도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은 자신의 저서 <초격차 2>에서 초격차 조직문화의 조건으로 도전, 창조, 협력을 강조하면서 진정한 협력은 무엇인가? 화두를 던졌다. 협력이란 영어 단어로 코퍼레이션(cooperation), 컬레보레이션(collaboration), 팀워크(teamwork)가 있다며 그 차이를 설명하였다.

  코퍼레이션은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과일이 든 바구니를 떨어뜨렸을 때, 쏟아진 과일들을 함께 주워 담는 것으로 특정한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연적으로 또는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회사에서 동료가 힘들게 일하고 있을 때, 응원하는 차원에서 함께 야근하는 식이다   반면 컬래보레이션은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분배하고 때로는 일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개개인의 희생도 따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축구나 농구 경기에서 내가 골을 넣고 싶어도 나보다 골을 잘 넣는 동료가 좋은 위치에 있으면 패스하는 것이다. 어스시트를 중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의 조직문화에 필요한 협력의 의미일 것이다.

  한편 팀워크는 구성원의 역할이 명확히 정해져 있는 것이다. 모두 각자의 역할을 잘 할 때만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누구 한명만 잘 했다고 목표를 달성할 수도 없고, 누구 한명이라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업무는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조정경기 선수나 우주선의 우주인을 떠 올려보라. 리더들은 이 세 가지 차이점을 인식하고, 조직 목표달성을 위해 우리가 어떤 협력을 해야 할 상황인지를 조직 구성원들과 공유를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조직을 책임감 있게 이끄는 리더로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나는 리더로서 경쟁과 협력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고 있는가? ▪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을 조직 구성원들은 어떻게 인식하며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가? ▪경쟁이 창조에 대한 동기를 유발시킨다는 연구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경쟁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하는데 리더로서 어떤 방안이 있는가? ▪우리 조직의 매너리즘 수준은 어느 정도이고 해결책은 무엇인가?  리더는 어떤 형태로든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조직 구성원과 한 방향 정렬을 하고, 그들에게 과감한 권한위임으로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그들이 어려워할 때 친구처럼 코치형 리더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애로사항을 묻고 해결해 줘야 한다. 그러면 “조직은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성과를 내게 만든다.”는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를 실현하는 리더가 될 것이다. 물론 이것 역시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 달려 있다.

  <김영헌 /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