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의 넥스트 노멀(Next Normal), 디지털 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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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칼럼]송용주 대신증권 연구원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고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규제와 정서적 문턱을 넘지 못했던 신기술들이 대거 건강관리 시장에 침투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원격의료, 온라인 약국, 가정 내 검사와 진단 등 비대면 의료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었고, 한국에서도 한시적으로 만성질환자의 전화 진료가 이루어졌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효용 가치를 경험한 의료 소비자와 공급자들의 수요 변화는 팬데믹 이후에도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서비스, 의료기기, 의약품, 보험 등 건강관리 각 분야에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접목된 새로운 산업을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한다. 지난 2019년 3500억 달러에서 2024년 640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헬스케어는 공공재로서의 성격이 짙어 데이터의 활용 등에 대한 규제가 촘촘하고 타 산업 대비 디지털화 흐름에서 뒤쳐져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고령화 및 국가 의료비 증가 추세에 따라 규제 완화와 헬스테크 개발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고, 장기적으로 헬스케어의 구조 변화는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본격적인 시장 확대의 시기를 앞당겼을 뿐이다. 모든 산업에서 인터넷과 모바일이 활용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건강관리 산업에서도 디지털 기술이 표준이 될 것이며, 미래의 헬스케어는 1) 거대 플랫폼 2) 데이터와 AI 기반 정밀의료 3) 환자 친화적 서비스 중심으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변화는 벤처 투자 생태계에서부터 감지된다. 2020년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벤처투자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265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기업의 상장 건수는 6개에서 18개, 유니콘 기업은 17개에서 27개로 늘었다. 분야별로 원격의료, 의약품 이커머스, AI 기반 치료·신약개발 효율화 솔루션 분야에서 투자 활동이 많았고 기업들도 크게 성장했다. 앞으로 해당 시장의 고성장이 기대됨에 따라 분야별 대표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에도 다수의 기업이 상장할 예정이고 데카콘의 탄생도 기대된다. 신규 유입된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본격적인 시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미국에서 바이든 케어가 도입될 것이기 때문에 투자 열기는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약사, 보험사 등 기존의 리더와 빅테크, 빅리테일 등 파괴자 간 패권 다툼과 합종연횡이 동시에 진행됨에 따라 산업 구조 재편은 점차 가속화될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밸류체인은 의료 소비자에서부터 의료 공급자와 지불 주체에 이르기까지 웰니스·질병예방, 검사·진단, 치료 보조, 의약학 R&D, 재무·운영 효율화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치료 영역에서 AI와 빅데이터 기반 치료 효율화 솔루션(M3, 인슐렛,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 원격의료(텔라닥)와 의약품 이커머스(알리건강, 굿알엑스) 분야의 1등 기업들은 시장 확대에 따라 선도적 입지를 굳힐 것으로 예상한다. 두 번째로 큰 시장이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꾸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신약 개발·임상실험 효율화 분야를 이끌어갈 기업들(비바 시스템즈, 슈뢰딩거) 역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 웰니스(펠로톤), 유전자 분석(가단트 헬스), 의료 수가 제도 최적화(프로지니), 의료기관 운영·행정 자동화(R1 RCM) 등 밸류체인 각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대표 기업들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