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바이오 기업] ‘넥스트 키트루다’ 바라보는 미국 머크(M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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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나관준 NH투자증권 연구원독일 머크는 1668년 독일인 프리드리히 야콥 머크가 약국을 설립한 것이 시초다. 약국을 기반 삼아 제약, 화학 회사로 발돋움했다. 1891년 독일 머크는 미국 뉴욕에 지사를 설립했다. 미국 머크(MSD)의 시초다.
하지만 1917년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후 미국 정부에 재산을 몰수당하는 과정에서 미국 머크가 독일 머크로부터 완전히 분리됐다.미국 머크의 사업부는 크게 사람의약품 사업부와 동물의약품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기준으로 각각 90.1%, 9.9%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표 품목으로는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 가다실·가다실 9,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인 HPV, 제2형 당뇨 치료제 자누비아 등이 있다.
키트루다 중심의 항암제 성장세 지속
작년 연간 매출액은 480억 달러(약 54조1000억 원), 영업이익 170억 달러(19조1000억 원)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5%, 6.4%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도 전체 매출에서 약 30%를 차지하고 있는 키트루다 중심 항암제 부문의 성장세가 도움이 됐다. 작년 키트루다 매출액은 144억 달러(16조2000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9.7% 늘었다. 삼중음성유방암 표적치료제인 린파자의 매출도 7억 달러(8000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63.3% 늘었다.
백신 사업부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과 가다실9, 홍역과 볼거리, 풍진, 수두 혼합 백신인 프로쿼드, 폐렴구균 백신인 뉴모백스 23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특히 가다실·가다실9 백신은 작년 연간 39억 달러, 1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 10% 이상의 고공 성장을 진행 중이다. 향후에도 블록버스터 의약품 키트루다 중심의 항암제 부문이 실적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자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백신 수요가 증가한 상황이다. 백신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세 역시 기대할 만하다.
이 회사는 핵심 사업 분야인 항암제와 백신 부문을 남기고, 여성건강 의약품, 바이오시밀러, 특허 만료 의약품 부문을 신설회사 오가논으로 통합 후 스핀오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핀오프는 올해 2분기 이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키트루다의 확장성은 여전히 유효
이 회사를 투자할 때엔 키트루다의 성장성을 확인해야 한다. 키트루다는 미국 BMS의 여보이와 일본 오노약품의 옵디보에 이어 세 번째로 출시된 면역관문억제제이다. 여보이, 옵디보 대비 늦은 2014년에 흑색종 적응증으로 출시됐다.후발주자이지만 2017년에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 출시에 성공하며 비소세포폐암 시장을 선점했다. 이를 계기로 2018년부터 키트루다는 옵디보를 제치고 글로벌 면역항암제 매출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면역항암제는 환자에 따라 반응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 있어서는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인다. 특히 인체의 면역체계를 통해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으로 다양한 적응증을 타깃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난 1월엔 키트루다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또는 불일치 복구결함(dMMR) 유전자가 있는 전이성 대장암 단독요법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지난 3월엔 전형적 호지킨 림프종(cHL·classical Hodgkin Lymphoma) 단독요법으로 적응증을 추가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치료를 위한 백금 및 플루오로피리미딘(flouropyrimidine)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승인받았다. 다만 당초 기대했던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수술 전 보조요법을 위한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 수술 후 보조요법을 위한 단독요법으로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추가 허가신청(sBLA)에 대해서는 지난 3월 29일 FDA로부터 최종보완요구서(CRL·Complete Response Letter)를 수령했다. 임상 3상의 추가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승인 결정이 연기된 상황이다.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유도
이처럼 키트루다의 확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매출이 키트루다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는 2028년으로 시기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키트루다 이후의 차기 블록버스터 의약품 부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키트루다 이전의 기존 주력 제품이었던 DPP-4 억제 제2형 당뇨 치료제 자누비아와 자누메트의 특허도 각각 2022년, 2023년 만료를 앞두고 있다.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식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 중이다.
이 중 2017년 아스트라제네카와 경구용 린파자 공동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에는 GC녹십자랩셀의 관계사인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로부터 CAR-NK 플랫폼 라이선싱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엔 길리어드와 병용요법으로 장기 지속형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사 온코이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사 판디온 테라퓨틱스 등 적극적인 M&A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