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간부 성희롱 발언에 막말…뒷북 점검 나선 해경청장

전국 지휘관 상대로 긴급 화상회의…성 인지 감수성 교육도
해양경찰청 소속 고위 간부가 부하 직원들에게 성희롱 발언과 막말을 한 의혹으로 청와대의 감찰을 받는 가운데 해경청장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경청은 12일 김홍희 청장 주재로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전국 지휘관 60여명을 대상으로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을 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화상회의에서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소속 전문 강사가 30분가량 관련 교육을 진행했다.

김 청장은 회의에서 성 비위와 관련한 고충 상담 창구를 점검한 뒤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김 청장은 해경 내부의 성 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성 비위 가해자에게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해경청은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양성평등 정책을 담당할 부서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은 최근 해경청 소속 A 경무관과 관련한 진정을 접수하고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A 경무관은 지난달 간담회 자리 등지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안보 관련 발언 중 "여자는 전쟁 나면 위안부 피해자처럼 성폭력을 당하게 된다"라거나 "요즘엔 처녀가 없다.

여성의 속옷을 잘 안다"는 취지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을 포함한 서울 강남권 거주자는 '호랑이'로, 그 외 지역 거주자는 '개'로 표현하는 등 지역 비하 발언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사법고시 특채 출신인 A 경무관은 2006년 경정 계급으로 임용돼 일선 해경서장 등을 지냈다.

해경청 관계자는 "A 경무관은 지난주까지 근무를 했고 오늘부터는 휴가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은 오늘 한 차례로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