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반도 문제' 적극 개입하나…류샤오밍 전격 투입

前북한·영국대사 출신…과거 북미 당사자간 북핵 해결 주장해
바이든 출범·한중 외교장관 회담 후 임명…"중국 적극 개입할 듯"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한중간 관계 개선이 추진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주북한 대사를 역임했던 류샤오밍(劉曉明)을 새 한반도사무특별대표로 전격 투입해 그 배경에 눈길을 쏠리고 있다.이는 북미 간 북핵 협상 교착 중에 최근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표명한 가운데 나와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중국 역할론'이 다시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중국 외교부는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 류샤오밍 전 영국 주재 중국대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새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임명은 쿵쉬안유(孔鉉佑) 전임 특별대표가 2019년 5월 주일 대사로 부임한 이후 약 2년 만이다.그동안 뤄자오후이(羅照輝) 외교부 부부장 등이 관련 업무를 실질적으로 맡아왔다.

중국 외교부는 류 신임 특별대표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외교관으로 한반도 관련 업무에도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국들과 소통을 유지하면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는데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2006∼2009년 북한 주재 대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이후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주영 대사로 일했으며 과거 이집트 주재 대사,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 등을 역임했다.

류 특별대표의 주요 업무는 중국 정부의 한반도 사무를 조율하는 것으로 이번 임명을 계기로 중국 정부의 한반도 문제 관련 업무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던 2017년 영국 언론에 '중국은 북한 위기 해결의 열쇠가 아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핵 위기를 풀 열쇠는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당시 방송 인터뷰에서 서방과 북한 간의 외교적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만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와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등 다자간 협의체 재가동에 방점을 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새 한반도사무특별대표 임명을 놓고 한중 외교장관 회담의 후속 조치라는 평가도 많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3일 중국 샤먼(廈門)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북핵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데 한목소리를 낸 바 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중국이 바이든 미 행정부가 들어선 뒤 재편되는 한반도 정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아울러 최근 한중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프로세스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는 "현재 한반도 비핵화 프레임에서 북미가 회담 당사자고 한국이 중재하는 삼자 구도가 되면서 중국 역할이 애매한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중국의 특별대표 임명은 중국이 향후 6자 회담 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참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