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 경제인 초청 행사…재보선 당일 전격 연기한 靑

당·기업인 일정 고려했다지만
일각선 "선거 패배 예측한 듯"

이철희, 靑 정무수석 유력
청와대가 오는 21일 경제인 초청 행사를 계획했다가 재·보궐선거 당일인 지난 7일 전격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기를 통보한 시간이 7일 저녁이어서 선거 패배를 예측하고 행사를 미룬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21일 영빈관 재개관 첫 행사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디지털 뉴딜 전략 대화’를 열기로 했지만 7일 연기했다. 이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아우르는 경제인들을 초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연기 시점이 도마에 올랐다. 청와대가 7일 오후 6시께 대한상공회의소에 행사 연기 사실을 알리면서 일각에서는 재·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영향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내부에서 행사 참석 경제계 인사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경제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행사에 오너들이 아니라 전문 경영인들이 대거 참석한다는 소식에 청와대에서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디지털 뉴딜 행사 내용을 보강하기 위한 연기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디지털 뉴딜 행사와 차별화가 안 된다는 내부 지적이 있어서 행사를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경제인 초청 행사를 재·보선 결과에 따라 전격 취소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민주당과 기업인의 일정 등을 감안해 행사를 연기했으며 취소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하지만 민주당과 기업인의 일정 등을 감안했다는 해명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행사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과 기업인의 일정을 감안해 연기했다는 해명이 자칫 정권 말기 레임덕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르면 13일 정무수석을 포함한 참모진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이철희 전 민주당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2016년 여당 비례대표 8번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조국 사태 당시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이라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강영연/도병욱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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