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파월의 변곡점, 뉴욕 증시의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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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경제가 훨씬 더 빨리 성장하기 시작하고 고용 창출이 훨씬 더 빨리 도래하는 지점에 있는 것처럼 느낀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일요일인 11일(현지시간) 밤 방송된 CBS '60분' 인터뷰에서 밝힌 말입니다. 그는 지난 1년간 줌을 통해 인터뷰하던 것과 달리 대면 인터뷰를 했고, 어조도 이전까지 하방 위험을 강조했던 것과 약간 달랐습니다. 다만 2021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올해 금리를 올리는 것 같은 건 매우 일어날 것 같지 않다(highly unlikely)"고 말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을 발언을 조용히 소화하면서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장 중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의 발언이 나온 때만 빼면 차분한 장세가 이어졌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75%가 백신을 맞는 건 채권 매입 축소(테이퍼링)의 필요조건인 '코로나 위기가 끝났다'는 신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선 지난 11일 460만 명, 12일 360만 명이 백신을 맞았습니다. 지난주 하루 평균 접종인원이 31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석 달이면 75%가 달성될 수 있습니다. 즉 7월이면 테이퍼링을 위한 필요조건이 충족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불러드 총재는 Fed의 행동을 가장 먼저 예측해온‘예언자’로 유명합니다.다만 불러드 총재는 구체적 테이퍼링 시기를 꼬치꼬치 묻는 질문에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나는 테이퍼링 관련 이야기는 파월에게 맡겨두고 싶다"(I will leave it to Powell to initiate taper talk)라며 진화했습니다.그의 발언이 나온 직후 주가는 잠시 내리고 금리는 올랐다가 다시 회복됐습니다. 다우는 0.16%, S&P 500 지수는 0.02% 하락했고 나스닥은 0.36%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습니다.
최근 뉴욕 증시의 변동성은 크게 줄었고, 거래량도 매우 적어졌습니다. 지난주 주가가 급등했지만 주요 지수의 하루 변동폭은 1%를 넘지 않았습니다. 올 들어 150억 주를 꾸준히 넘어온 하루 거래량은 지난주 10억 주 안팎으로 떨어져(지난 5일 평균 95억 주) 투자자 이탈 등을 알리는 '나쁜 신호'일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보면 거래량과 주가는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차분한 건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3월 크게 흔들렸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월 들어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9일 3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전년대비 4.2% 급등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이날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2021년 회계연도 전반기에만 1조7000억 달러에 달해 전년동기보다 130% 증가했다는 소식에도 안정세를 지켰습니다. 이날 실시된 3년물(580억 달러), 10년물(380억 달러) 국채 입찰도 순조로웠습니다. 이는 두 가지 이유로 풀이됩니다.
①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다
월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될 것이라는 Fed의 논리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블랙록, 핌코 등 월가의 주요 금융사들도 의견이 일치합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전략가는 12일자 메모에서 "Fed와 싸우지 말라. 중앙은행은 원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얻어낸다"고 밝혔습니다. JP모간은 지난달 18일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가. 우리는 그렇지 않다.'(Worried about inflation? We’re not)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이날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의 제라드 번스타인, 어니 테데스치 위원은 백악관 블로그에 글을 띄워 인플레가 일시적으로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기저효과와 공급망 혼란, 보복적 수요(주로 서비스)로 인해 5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 2.3%에 달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3일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발표됩니다. 팬데믹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첫 번째 달로 월가는 전년대비 2.5%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2월 1.7%(이것도 1년래 최고치였음)보다 크게 뛰는 겁니다. 작년 3월 팬데믹에 따른 봉쇄로 물가가 내렸고 올해는 봉쇄가 조금씩 풀렸기 때문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예상보다 더 높게 나온 다해도 시장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 수치를 풀이하는 게 매우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 올 하반기나 되어야 기저효과가 개선되면서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② 고용 회복, 흑인 실업률 봐야
3월 신규 취업자 수는 예상보다 25만 명이나 많은 91만6000명에 달했습니다. 실업률은 6.0%로 떨어졌습니다. 팬데믹 발생 이후 찾지 못한 840만개 일자리를 올해 모두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월가는 이런 고용 회복이 금리 인상을 촉발할 가능성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가 흑인 실업률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흑인과 라티노 실업률을 들어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에도 파월 의장은 "매일 집밖을 나설 때마다 '노숙자 텐트촌'을 지나가며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국인 수백만 명을 떠올린다. 이런 이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이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경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흑인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높습니다. 지난 1월 9.2%였던 실업률은 2월 9.9%까지 더 올랐다가 3월 9.6%에 머물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인 작년 2월 6.0%까지 낮아지려면 갈 길이 멉니다. 전체 고용이 회복되어도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금리가 안정세를 보이자 증시도 차분한 모습입니다. 게다가 증시는 이번 주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로 1분기 어닝시즌의 본격 개막입니다. 14일 JP모간과 골드만삭스(14일),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블랙록(15일) 모건스탠리(16일) 등 금융사뿐 아니라 델타항공, 펩시, TSMC, 알코아(15일) 등 굵직한 대기업들도 실적을 공개합니다.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글로벌 주식 펀드에 5690억 달러가 유입됐습니다. 이는 이전 12년간(2009~2020년) 유입된 4520억 달러보다 더 많은 겁니다. 이에 따라 엄청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모든 종류의 주식이 돌아가면서 올랐습니다. S&P 500 주식의 90%가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6배에 달해 5년 평균치인 18.14배를 훌쩍 웃돕니다.이런 상황에서 주식이 추가 오르려면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1분기 이익은 25%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경제 재개로 인한 영향이 기업 실적에 반영되는, 즉 팬데믹 이후를 보여주는 첫 어닝시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적 발표에서도 주의해야할 건 역시 기조효과입니다. 작년 3월 기업 활동이 중단됐었기 때문에 일부 기업들의 경우 올 1분기 실적 증가폭이 매우 클 것입니다. 리티니티브에 따르면 재량소비재 업종의 경우 실적 증가율이 97.7%에 달하고 금융 업종도 75.6%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업종의 경우 1분기 이익은 -10.0%가 예상되지만 2분기 198.2%, 3분기 940.0%, 4분기에는 2123.1%의 이익 증가율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실적을 봐야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으로 주식은 경기민감주든 기술주든 경제 재개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따라 살 게 아니라, 실제 실적이 나올 주식을 선택적으로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날 증시에선 경제 재개 수혜주인 유나이티드항공이 90억 달러 채권 발행을 발표하면서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66%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아 3.88% 급락했습니다. 카니발, 노르웨이지안크루즈, AMC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주식들도 모두 내렸습니다.반면 엔비디아는 5월 말로 끝나는 2022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이 기존 전망치인 53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밝히면서 5.6% 상승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일요일인 11일(현지시간) 밤 방송된 CBS '60분' 인터뷰에서 밝힌 말입니다. 그는 지난 1년간 줌을 통해 인터뷰하던 것과 달리 대면 인터뷰를 했고, 어조도 이전까지 하방 위험을 강조했던 것과 약간 달랐습니다. 다만 2021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올해 금리를 올리는 것 같은 건 매우 일어날 것 같지 않다(highly unlikely)"고 말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을 발언을 조용히 소화하면서 소폭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장 중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의 발언이 나온 때만 빼면 차분한 장세가 이어졌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75%가 백신을 맞는 건 채권 매입 축소(테이퍼링)의 필요조건인 '코로나 위기가 끝났다'는 신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선 지난 11일 460만 명, 12일 360만 명이 백신을 맞았습니다. 지난주 하루 평균 접종인원이 31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석 달이면 75%가 달성될 수 있습니다. 즉 7월이면 테이퍼링을 위한 필요조건이 충족된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불러드 총재는 Fed의 행동을 가장 먼저 예측해온‘예언자’로 유명합니다.다만 불러드 총재는 구체적 테이퍼링 시기를 꼬치꼬치 묻는 질문에 "통화정책 변경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나는 테이퍼링 관련 이야기는 파월에게 맡겨두고 싶다"(I will leave it to Powell to initiate taper talk)라며 진화했습니다.그의 발언이 나온 직후 주가는 잠시 내리고 금리는 올랐다가 다시 회복됐습니다. 다우는 0.16%, S&P 500 지수는 0.02% 하락했고 나스닥은 0.36%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습니다.
최근 뉴욕 증시의 변동성은 크게 줄었고, 거래량도 매우 적어졌습니다. 지난주 주가가 급등했지만 주요 지수의 하루 변동폭은 1%를 넘지 않았습니다. 올 들어 150억 주를 꾸준히 넘어온 하루 거래량은 지난주 10억 주 안팎으로 떨어져(지난 5일 평균 95억 주) 투자자 이탈 등을 알리는 '나쁜 신호'일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보면 거래량과 주가는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차분한 건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3월 크게 흔들렸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월 들어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9일 3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전년대비 4.2% 급등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이날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2021년 회계연도 전반기에만 1조7000억 달러에 달해 전년동기보다 130% 증가했다는 소식에도 안정세를 지켰습니다. 이날 실시된 3년물(580억 달러), 10년물(380억 달러) 국채 입찰도 순조로웠습니다. 이는 두 가지 이유로 풀이됩니다.
①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다
월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오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될 것이라는 Fed의 논리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블랙록, 핌코 등 월가의 주요 금융사들도 의견이 일치합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전략가는 12일자 메모에서 "Fed와 싸우지 말라. 중앙은행은 원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얻어낸다"고 밝혔습니다. JP모간은 지난달 18일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가. 우리는 그렇지 않다.'(Worried about inflation? We’re not)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이날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의 제라드 번스타인, 어니 테데스치 위원은 백악관 블로그에 글을 띄워 인플레가 일시적으로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기저효과와 공급망 혼란, 보복적 수요(주로 서비스)로 인해 5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 2.3%에 달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3일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발표됩니다. 팬데믹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첫 번째 달로 월가는 전년대비 2.5%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2월 1.7%(이것도 1년래 최고치였음)보다 크게 뛰는 겁니다. 작년 3월 팬데믹에 따른 봉쇄로 물가가 내렸고 올해는 봉쇄가 조금씩 풀렸기 때문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예상보다 더 높게 나온 다해도 시장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 수치를 풀이하는 게 매우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 올 하반기나 되어야 기저효과가 개선되면서 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② 고용 회복, 흑인 실업률 봐야
3월 신규 취업자 수는 예상보다 25만 명이나 많은 91만6000명에 달했습니다. 실업률은 6.0%로 떨어졌습니다. 팬데믹 발생 이후 찾지 못한 840만개 일자리를 올해 모두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월가는 이런 고용 회복이 금리 인상을 촉발할 가능성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가 흑인 실업률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흑인과 라티노 실업률을 들어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8일에도 파월 의장은 "매일 집밖을 나설 때마다 '노숙자 텐트촌'을 지나가며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미국인 수백만 명을 떠올린다. 이런 이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이 회복될 때까지 필요한 경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흑인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높습니다. 지난 1월 9.2%였던 실업률은 2월 9.9%까지 더 올랐다가 3월 9.6%에 머물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전인 작년 2월 6.0%까지 낮아지려면 갈 길이 멉니다. 전체 고용이 회복되어도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금리가 안정세를 보이자 증시도 차분한 모습입니다. 게다가 증시는 이번 주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로 1분기 어닝시즌의 본격 개막입니다. 14일 JP모간과 골드만삭스(14일),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블랙록(15일) 모건스탠리(16일) 등 금융사뿐 아니라 델타항공, 펩시, TSMC, 알코아(15일) 등 굵직한 대기업들도 실적을 공개합니다.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글로벌 주식 펀드에 5690억 달러가 유입됐습니다. 이는 이전 12년간(2009~2020년) 유입된 4520억 달러보다 더 많은 겁니다. 이에 따라 엄청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모든 종류의 주식이 돌아가면서 올랐습니다. S&P 500 주식의 90%가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6배에 달해 5년 평균치인 18.14배를 훌쩍 웃돕니다.이런 상황에서 주식이 추가 오르려면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1분기 이익은 25%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경제 재개로 인한 영향이 기업 실적에 반영되는, 즉 팬데믹 이후를 보여주는 첫 어닝시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적 발표에서도 주의해야할 건 역시 기조효과입니다. 작년 3월 기업 활동이 중단됐었기 때문에 일부 기업들의 경우 올 1분기 실적 증가폭이 매우 클 것입니다. 리티니티브에 따르면 재량소비재 업종의 경우 실적 증가율이 97.7%에 달하고 금융 업종도 75.6%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업종의 경우 1분기 이익은 -10.0%가 예상되지만 2분기 198.2%, 3분기 940.0%, 4분기에는 2123.1%의 이익 증가율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실적을 봐야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으로 주식은 경기민감주든 기술주든 경제 재개에 따른 실적 기대감에 따라 살 게 아니라, 실제 실적이 나올 주식을 선택적으로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날 증시에선 경제 재개 수혜주인 유나이티드항공이 90억 달러 채권 발행을 발표하면서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66%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아 3.88% 급락했습니다. 카니발, 노르웨이지안크루즈, AMC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주식들도 모두 내렸습니다.반면 엔비디아는 5월 말로 끝나는 2022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이 기존 전망치인 53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밝히면서 5.6% 상승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