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화웨이…"반도체 공급난? 미국 제재 때문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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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애널리스트 서밋
"미 제재가 반도체 업계 신뢰 파괴"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사재기 늘어"
12일(이하 현지시간)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쑤 즈쥔(영어명 에릭 쉬) 화웨이 순환회장(사진)은 전날 중국 선전에서 열린 '화웨이 애널리스트 서밋'에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부과한 규제 때문에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제재로 인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형성됐던 신뢰가 파괴됐다"고 비판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 제재로 반도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5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인 SMIC는 지난해 미 정부의 '무역 블랙리스트'에 오르면서 초미세공정 개발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다. 미국은 자국의 지식재산권이나 기술이 포함된 어떠한 제품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에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반도체 초미세공정을 위해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적용되는 생산라인이 필요한데 여기에 미국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다. SMIC는 당초 올해 10나노, 오는 2023년 7나노급 공정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해왔지만 미 제재가 발목을 잡았다. 14나노 공정은 개발을 완료하고도 수율 문제로 매출 비중이 아직 한 자릿수 수준에 불과하다.실제로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자국 생산비중)은 3년째 제자리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7~2019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대에 머물렀다. 때문에 반도체 칩이 필요한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파운드리에서 제품을 선제적으로 대량 구매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및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소집했다. 이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알파벳(구글 모회사), AT&T, GM, 포드, 델, HP, 글로벌 파운드리, 인텔, 메드트로닉, 마이크론, 노스럽그러먼, NXP 반도체, 커민스, PACCAR, 피스톤그룹,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 스텔란티스 등 주요 자동차·반도체 제조사가 모두 참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