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뗀 생수' 불티나게 팔리는데…업체들 고민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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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라벨 뗀 생수 내놓지만…마케팅 포인트 고심
롯데칠성, 6개들이 패키지에 '아이시스' 브랜드 새겨
삼다수·백산수, 가정배송·온라인몰부터 우선판매 예정
![생수업계가 친환경 경영을 위해 '무라벨 생수'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1.26032059.1.jpg)
13일 업계에 따르면 무라벨 생수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건 롯데칠성음료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1월 플라스틱 라벨을 뗀 생수 '아이시스 에코'를 출시, 첫해 약 1010만 병을 판매했다. 롯데칠성은 소비자 반응에 힘입어 6개들이 묶음 포장용으로 생산되는 아이시스 에코의 페트병 마개에 부착된 라벨까지 없애며 친환경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CU에 따르면 PB 생수인 'HEYROO 미네랄 워터 500mL' 제품은 지난 2월 무라벨로 디자인을 바꾼 뒤 한 달간 매출이 전년보다 78.2% 증가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01.26032081.1.jpg)
CU에 따르면 PB 생수 '헤이루(HEYROO) 미네랄 워터 500mL' 제품은 지난 2월 무라벨로 디자인을 바꾼 뒤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수 전체 매출이 20.4% 오른 것과 비교하면 무라벨 생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2월 말 GS25가 출시한 무라벨 PB 생수 역시 출시 시점 대비 한 달 뒤 매출이 472.1% 상승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무라벨 생수는 기존 생수와의 소비자 가격이나 생산 단가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핵심 관건이 된 것이다. 생수업계가 제품 마케팅 포인트에 대해 고심하는 이유다. 통상 생수는 브랜드 외에 차별화할 포인트가 마땅찮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생수를 구입할 때 '가격'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므로 PB상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제조사 브랜드(NB) 생수는 가격 외의 차별화 포인트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수 시장 누적 점유율은 제주삼다수(41.1%) 아이시스(13.7%) 백산수(8.3%) 강원 평창수(4.2%) 유통업체 PB 상품(18.6%) 순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 PB상품 판매량을 합치면 업계 2위 아이시스보다 점유율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 기조에 맞춰 무라벨 생수 판매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플라스틱 라벨이 없고 생수병 자체가 투명해 디자인적으로는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우는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나마 다르게 가져갈 수 있는 요소는 6개들이 묶음 포장재, 뚜껑, 유통 경로 등이다. 타사 및 PB 상품과의 마케팅 포인트 차별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