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만두는 왜 '1 + 1' 제품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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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관 기자의 食코노미마트에 가보면 다른 제품과 달리 냉동만두는 유독 ‘1+1’으로 판매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냉동만두 시장에서 ‘띠지’를 둘러 묶어 파는 마케팅 수단이 등장한 것을 2000년 초반으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에는 신제품을 소개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다. 예를 들어 기존에 판매하던 1㎏짜리 고기만두에 400g짜리 김치만두 신제품을 얹어주는 방식이다. 신제품을 궁금해하던 소비자와 신제품을 소개하고 싶어 하던 업체는 이런 마케팅 방식에 환호했다.
소용량 묶어 파는 '덤 마케팅'
냉동만두 경쟁 치열해지자
식품업계 관행처럼 굳어져
신제품을 증정하는 개념에서 똑같은 제품을 묶어 1+1 방식으로 냉동만두를 판매한 건 2013년께다. 당시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1위는 해태제과의 고향만두였다. 새 브랜드 비비고 냉동만두를 출시한 CJ제일제당은 획기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소용량의 만두 2개를 띠지로 1+1으로 묶었다.소비자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비비고 만두는 이듬해 고향만두를 제치고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사실 중량이 큰 만두 한 봉지와 소용량의 만두 두 개를 하나로 묶은 제품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다. 이른바 ‘눈속임 마케팅’이다.
이후 식품업계는 순위를 가리지 않고 냉동만두 마케팅에서 1+1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혼자만 띠지를 풀었다간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게 뻔해서다.
일부 식품업체는 이제 ‘1+1 마케팅’을 바라지 않는 분위기다. 모든 업체가 같은 방식을 쓰고 있어 더 이상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띠지를 두르는 데 시간과 노동력, 비용만 추가로 들고 있다. 환경오염 문제도 제기된다.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1+1 방식으로, 많은 양의 만두 구매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해서 1+1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젠 하나만 사고 싶은 소비자의 선택권도 고민해 볼 때다.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