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GS 마켓포…"쇼핑에 세탁·집수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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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홈쇼핑 7월 합병 앞서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통합 온라인 플랫폼 ‘마켓포(Market For)’가 베일을 벗었다. GS리테일의 강점인 식품과 세탁·청소 등 편의점 특유의 생활 밀착 서비스가 핵심이다. 외부 소상공인이 입점하는 오픈마켓은 도입하지 않는다. 대신 수산물, 반려동물 등 2011년부터 GS홈쇼핑이 투자해온 전문몰 등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대응에 상대적으로 늦은 GS리테일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 온라인몰 시범 운영
2600만 회원에 생활밀착 서비스
편의점·슈퍼 상품 1시간 내 배달
오픈마켓 대신 전문몰로 승부
"외부 업체와 M&A도 고려"
7월 출범…“식품·건강에 집중”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달 30일 마켓포 브랜드를 출범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에서 마켓포 베타 버전 앱을 시험하고 있다. 정식 출시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하는 7월이다.마켓포 앱에는 GS리테일의 온라인몰 ‘GS프레시몰’과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 유기농 전문 온라인몰 ‘달리살다’,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 등이 포진해 있다. GS홈쇼핑의 모바일 앱 ‘GS샵’도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 위주로 들어왔다. 동원F&B의 반찬 배송업체 ‘더반찬’과 수산물 전문 e커머스 ‘얌테이블’ 등 외부 전문몰도 입점했다.
GS리테일은 7월 마켓포가 정식 출범할 때 청소·택배·세탁·집수리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탑재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사업도 전부 들어온다. 연내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 상품을 한 시간 내 배달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간편식 및 다이어트, 건강 관련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해 강점인 식품 및 건강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입점업체 상품까지 ‘합배송’ 추진
GS리테일이 마켓포를 준비하며 고수한 원칙은 ‘No 오픈마켓’ 전략이다. 거래 규모 확대에 도움은 되지만 영세 입점업체의 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식품 중심 플랫폼에서 ‘품질’은 핵심 경쟁력이다.GS그룹 특유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도입했다. 수산물 등 특정 분야마다 상품에 전문성을 가진 외부 온라인몰을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주도한 전략이다. GS리테일은 다양한 전문몰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 등도 고려하고 있다.
GS리테일만의 무기도 있다. 마켓포에 입점시킨 전문몰들 중 원하는 입점업체들은 GS리테일 제품과 함께 배송해 주는 ‘합배송’이다. GS리테일의 저온센터 20개 등 콜드체인망, 물류센터 28개 등 전국 물류 인프라에 입점업체 제품을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마켓포에서 GS리테일 제품과 더반찬 제품을 결제하고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쓱닷컴, 롯데온 등은 아직 구현하지 못한 서비스다. 전국 1만4688개의 GS25 매장과 320여 개의 GS더프레시 매장이 배송기지 역할을 한다. 이들을 온라인과 연결하면 전국 물류망을 갖추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줄일 수 있다.
GS홈쇼핑과 시너지 기대
GS가 통합 온라인 플랫폼을 내놓은 것은 리테일과 홈쇼핑 합병 후 온라인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와중에도 GS리테일은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편의점, 슈퍼 등 먹거리에 특화돼 있지만 오프라인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모바일앱 GS샵을 운영한 경험이 있고 소비자 데이터 분석 정보기술(IT) 역량을 갖춘 GS홈쇼핑을 합병키로 한 것도 온라인 플랫폼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다.e커머스 후발주자이지만 업계에서 긴장하는 건 GS리테일의 ‘바잉 파워’가 크기 때문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회원 수는 총 2600만여 명. 편의점을 기반으로 모인, e커머스 주 소비층인 젊은 소비자가 상당하다.
다만 ‘몸집’으로 승부하지 않는 GS의 전략이 e커머스 시장에서 먹힐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선도주자였던 쓱닷컴도 결국 규모를 키우기 위해 오픈마켓으로 전환했는데, 이미 한참 늦은 GS의 통합 온라인몰이 생존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노유정/김형규 기자 yjroh@hankyung.com